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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서울청장 휴대전화 압수… 해밀톤호텔 사장도 추가 입건

입력 | 2022-11-08 20:03:00

6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이태원 압사 참사 사고 수사를 맡은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 현판이 설치되어 있다. 2022.11.6 뉴스1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8일 윤희근 경찰청장실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윤 청장과 김 청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경찰을 질책한 지 하루 만에 특수본의 수뇌부 수사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경찰청장, 서울청장 휴대전화 압수

뉴스1

특수본은 이날 오전 경찰청과 서울청,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서울소방재난본부,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등 7개 기관 55곳에 수사관 84명을 투입해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수본은 압수수색을 통해 윤 청장과 김 청장은 물론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휴대전화 45개를 압수했다.

△핼러윈데이 안전대책 등 문서 472개 △PC 전자정보 1만2593개 △각 청사 내·외부 CCTV 영상 15개 등도 압수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2일 첫 압수수색 때 제외됐던 윤 청장과 김 청장의 집무실도 포함됐다.

윤 대통령이 전날 ‘엄정히 책임을 묻겠다’고 한 만큼 특수본 입장에서도 더 이상 수뇌부 강제수사를 미룰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청장과 김 청장은 참사 보고를 못 받고 윤 대통령보다 늦게 사태를 파악했는데, 이런 ‘지휘 공백’이 경찰 부실 대응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참사 1시간 15분 뒤 용산서장 “상황 파악 중”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이날 특수본은 경찰청, 용산구청, 서울소방재난본부 등 55곳에 달하는 대규모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2022.11.8 뉴스1

특수본은 안전사고 예방 등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전날 입건된 이 전 서장과 박 구청장 집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이날 대통령실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오후 11시 20분 현장 상황을 확인하려는 대통령국정상황실의 전화를 놓쳤다. 오후 11시 26분과 30분에는 전화를 받았으나 “상황 파악 중”이라는 답만 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상황실은 앞서 오후 10시 53분 소방청 상황실에서 사고 내용을 통보받고, 오후 11시 1분 윤석열 대통령 보고를 마친 상황이었다. 국정상황실은 오후 11시 32분 용산서 112상황실장과의 통화에서야 “수십 명이 심정지 상태”라는 답을 들었다.

용산서 공공안녕정보외사과장(정보과장) A 씨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날 진행됐다. A 씨는 직원이 작성한 핼러윈 인파 사고 우려 보고 문건을 참사 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 남용 등) 등을 받고 있다. 특수본에 따르면 문건 작성 직원이 “핼러윈 축제 현장에 정보관을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구두로 냈지만 A 씨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특수본은 서울경찰청 정보부장·경비부장실, 용산서 경비과장실에도 수사관을 보내 서류 등을 확보했다. 또 서울소방재난본부와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본부, 이태원역도 압수수색했다.

●무단 증축 해밀톤호텔 사장 추가 입건

특수본은 참사 현장과 맞닿은 해밀톤호텔 사장 C 씨도 불법 증축 혐의(건축법 위반 등)로 입건했다. 해밀톤호텔은 불법 증축을 시정하라는 구청의 통보를 이행하지 않아 2014년 이후 5억 원 넘는 이행강제금이 부과됐다. 경찰은 해밀톤호텔의 불법 시설물 탓에 골목길이 좁아져 인명 피해가 확대됐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날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참사 당일 근무한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3팀장을 불러 조사했다. 이 팀장은 당시 112치안종합상황실 책임자였던 류 전 과장(당직 상황관리관)에게 참사를 뒤늦게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별감찰팀은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실에 대한 감찰도 진행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