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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랜더, 팔꿈치 수술 후 화려한 부활… 사이영상 후보 올랐다

입력 | 2022-11-08 21:57:0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팬들은 저스틴 벌랜더(39·휴스턴)를 ‘금강벌괴’라고 불렀다. 몸이 금강석(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금강불괴와 벌랜더를 합친 말이었다. 그러나 마냥 세월을 이길 수는 없었다. 벌랜더는 2020년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선수 생명에 위기를 맞았다.

벌랜더를 다시 ‘금강벌괴’로 만든 건 토미 존(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이었다. 재활로 지난 시즌을 건너 뛴 벌랜더는 올해 18승 4패 평균자책점 1.75를 남겼다. 평균자책점 1.75는 2000년 페드로 마르티네스(1.74) 이후 아메리칸리그(AL)에서 가장 낮은 기록이었다.

8일 미국야구기자협회에서 공개한 올해 AL 사이영상 최종 후보 3인에 벌랜더가 빠질 리 없었다. 이미 MLB 선수 노동조합에서 선정한 AL 최고 투수상과 재기 투수상을 휩쓴 벌랜더는 2011년과 2019년에 이어 개인 세 번째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하다.

정규시즌 때는 부활에 성공했지만 ‘가을 야구’에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 남아 있었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5이닝 5실점하며 월드시리즈 무승 징크스를 8경기(6패)로 늘렸기 때문이다. 벌랜더는 5차전에서도 선취점을 내줬지만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은 지켜보기만 했다. 벌랜더는 결국 5이닝 1실점으로 8전 9기 끝에 월드시리즈 개인 첫 승을 따냈다.

베이커 감독이 벌랜더를 내리지 않은 이유도 토미 존(79)이었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처음 받은 존은 베이커 감독과 LA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다. 베이커 감독은 “존은 ‘좋은 투수는 위기를 두 번 탈출하고 위대한 투수는 세 번 빠져 나온다’고 했다. 경기 중 존의 목소리가 들려 벌랜더를 믿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