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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관광도시 안동시, 유네스코 ‘그랜드 슬램’ 도전

입력 | 2022-11-09 03:00:00

세계문화유산-세계기록유산 이어
대한민국 대표 하회별신굿탈놀이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유력
이달말 열리는 회의서 최종 결정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최근 경북 안동시 중구동 탈춤공연장에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펼쳐지고 있다. 안동시 제공


경북 안동이 글로벌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안동은 유네스코 세계 유산 3대 분야(인류무형문화유산, 세계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를 모두 보유한, 지구촌에서 사례를 찾기 쉽지 않은 도시가 될 예정이다. 안동시는 이를 계기로 다양한 관광 인프라 확충 사업을 추진한다.

8일 안동시에 따르면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최근 하회별신굿탈놀이 외 17개 종목이 속한 ‘한국의 탈춤’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안동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유력해진 상황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서 예부터 내려오는 민속 전통 탈춤이다. 고려시대에 시작돼 현존 민속 탈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1980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1997년 이후 안동에서 상설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는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모로코에서 열리는 제17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최종 등재가 결정되면 안동시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 3대 카테고리를 모두 보유한 국내 최초 지방자치단체가 된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기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여러 나라가 등재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 안동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하회마을, 봉정사, 도산·병산서원)과 세계기록유산(유교책판)을 보유하고 있다.

안동시는 2017년 등재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관련 연구 용역을 시행하는 등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시는 최종 등재가 확정될 때까지 민관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시는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세계적 관광명소 만들기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디지털 가상세계)를 활용한 콘텐츠 산업 육성에 힘을 쏟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지원 공모 사업에 선정돼 2년간 99억 원을 들여 하회마을을 중심으로 3차원 공간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성곡동 안동문화관광단지 유교랜드에는 2년간 48억 원을 투자해 가상공간 콘텐츠를 접목한 다양한 체험거리와 볼거리를 마련한다. 지난달 폐막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메타버스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호평을 받았다. 축제 현장에서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한 방문객들이 디지털 공간에서도 탈춤 공연과 전시 등을 만끽했다.

올해 8월 도산면 동부리 일원에 문을 연 안동국제컨벤션센터는 국내외 다양한 각종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규모다. 안동지역 역사문화관광산업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여러 기관의 지혜를 모으고 있다. 안동이 세계적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더 확충하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