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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장악 유력한 美공화 “코로나 기원 조사”… 대중 강경책 예고

입력 | 2022-11-09 03:00:00

매카시 원내대표 밝혀… 中도 촉각
대규모 경기 부양-우크라 지원 등
바이든표 정책에 줄줄이 제동걸 듯
머스크 등 “공화 선택을” 공개 지지




8일(현지 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최소 하원 다수당 지위 탈환이 예상되는 공화당이 대(對)중국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승리하면 하원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중국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학자금 대출 탕감 같은 대규모 경기 부양,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등 ‘바이든표 핵심 정책’도 줄줄이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인 가운데 매카시 원내대표는 ‘대통령 탄핵’ 가능성까지 열어 뒀다.
○ 공화당 “코로나19 기원 재조사할 것”
매카시 원내대표는 7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원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달 30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도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어떻게 퍼졌는지 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할 계획”이라며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위협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20년 팬데믹 초기부터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생해 퍼졌다는 ‘우한 기원설’에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재임 시절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라 부르며 중국에 대립각을 세웠다. 매카시 원내대표 발언은 대중 강경책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미중 관계는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대중 정책이 더욱 도발적이고 대립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 바이든 핵심 정책 뒤집기 시도 전망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지만 (지원한) 자원이 필요한 곳으로 이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백지수표’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첫 ‘무기대여법’까지 발동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바이든 대통령 정책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뜻이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빚어진 혼란도 ‘조사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도 험로가 예상된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정부 부채 한도 증액 합의를 조건으로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면서 “탄핵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어떤 일이 일어나도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럽은 중간선거로 미 의회권력이 바뀌면 대미 무역협상 ‘새판 짜기’에 나설 움직임이다.

독일 등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미국에만 유리하고 유럽에는 손해를 끼쳐 불공정하다고 지적해 왔다. 공화당 일부 의원은 현대차그룹 전기차가 IRA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IRA 개정을 벼르고 있다. 크리스티안 호프만 독일 정부 부대변인은 7일 “미국 행정부와 새로운 무역협정을 빨리 논의하길 바라며 협정이 빨리 진전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 억만장자들은 공화당을 공개 지지하며 ‘막판 표몰이’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트위터에 “무당파 유권자는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권한다”고 올렸다. 필 나이트 나이키 창업주는 공화당 소속 크리스틴 드래즌 오리건 주지사 후보에게 150만 달러(약 21억 원)를 후원했다. 화장품업체 에스티 로더 창업자 가문 로널드 로더는 뉴욕 주지사 후보 리 젤딘 공화당 의원에게 기부금을 1100만 달러(약 152억 원) 넘게 제공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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