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美는 11일에야 방문 예정 10대국중 獨총리만 제시간 참석 유엔총장 “지옥행 고속도 가속페달”
6∼18일(현지 시간) 열리는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이집트의 유명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개막했다. 하지만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국가의 정상이 대거 불참해 행사 자체가 ‘생색내기용 잔치’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7일 개막식 연설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 늘고 지구 온도도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가 초래한 회복 불가능한 혼란의 정점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러한 상황이 “지옥행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주최국 이집트에 따르면 7, 8일 이틀간 열린 COP27 고위급 회의에는 당초 전 세계 100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제 에너지 통계 사이트 ‘에네르다타’ 기준 각각 세계 1, 3, 4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모두 불참했다. 2위 배출국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 때문에 11일에야 이집트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국제 지구빙하권 기후 이니셔티브(ICCI)’는 7일 ‘빙하권 상태 2022’ 보고서를 통해 세계 빙권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매년 여름 북극해를 떠다니던 해빙이 2050년까지 확실히 녹아 사라질 것”이라며 ‘시한부 선고’를 내렸다. 이로 인해 바람과 파도가 강해져 침식이 증가하고 전 세계 인구 450만 명 이상이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은 이날 보고서에서 오염 산업 등에 투자한 전 세계 억만장자 125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연간 1인당 이산화탄소 평균 300만 t을 배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소득수준 하위 90%가 배출하는 1인당 평균 배출량(2.76t)의 100만 배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COP27은 1992년 유엔 환경개발회의에서 체결한 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열렸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회의가 개최되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 매년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