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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기 용병술이 빚어낸 ‘키움 짠내야구’

입력 | 2022-11-09 03:00:00

10개 구단중 유일하게 총연봉 감소
핵심 선수 빠져도 수싸움으로 버텨
수많은 위기 넘으며 KS서도 선전




프로야구 대표 ‘저비용 고효율’ 구단으로 손꼽히는 키움 팬들은 응원팀 사령탑을 본명인 홍원기(사진)가 아니라 영화감독처럼 홍상수라고 부르곤 한다. ‘홍원기의 상당한 수싸움’이라는 뜻이다.

올 시즌 개막일 기준으로 키움 선수단 연봉 총액은 10개 구단 중 9위인 56억2500만 원이 전부였다. 키움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지난해(62억4400만 원)보다 연봉이 줄어든 팀이기도 했다.

키움의 연봉 총액이 줄어든 제일 큰 이유는 연봉 15억 원을 받던 4번 타자 박병호의 KT 이적이었다. 주전 포수 박동원 역시 개막 3주 만에 KIA로 팀을 옮겼다. 공수 핵심 선수가 나란히 빠져 나간 상황에도 홍 감독은 “나만 팀 운영을 잘하면 다른 팀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수싸움 솜씨는 선발 라인업을 보면 알 수 있다. 3번 타순에 이정후(139경기)를 고정한 걸 제외하면 나머지 타순은 매치업 상대에 따라 변화를 줬다. 그 결과 김혜성은 선발 2번(41경기)과 5번(50경기) 타순에서 동시에 팀 최다 출장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김혜성은 4번 타순으로 출전한 플레이오프에서도 타율 0.375를 기록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도왔다.

결국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된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시즌 내내 한 번도 선발 1번 타자로 기용하지 않았던 임지열에게 톱타자를 맡겼고 임지열은 3회초에 2점 홈런을 치면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가 주는 압박감을 이기지 못한 야수들이 고비마다 잇따라 실책을 저지르면서 홍상수 감독이 연출한 첫 번째 한국시리즈는 새드엔딩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인천=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