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취임 6개월] 尹대통령 취임 6개월 성적표
“글쎄 뭐, 특별한 소감 없습니다. 일해야죠.”
지난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2022/05/10 사진공동취재단
○ 공정, 참신 내세웠지만…낮아진 기대
취임 당시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명확했다.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시대정신으로 떠오른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고, 새로운 정치를 보여 달라는 것이었다. 윤 대통령도 지난해 6월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국민들께서 저에 대해서 기대하시는 게 있다면, 제가 오랜 세월 법과 원칙, 상식과 공정을 구현하기 위해서 몸으로 싸우는 걸 보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자신의 소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취임 직후 불거진 ‘검찰 편중 인사’ 논란과 역대 정권에서 활동한 ‘올드보이’의 재기용 등은 공정도, 새 정치도 아닌 것으로 인식됐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국민들은 참신한 인사를 바랐는데 윤 대통령은 자신과 가까운 검찰 출신이나 과거 정권 인물들을 썼다”면서 “특히 문재인 정부에 실망해 윤 대통령을 선택한 중도층은 (전 정부보다) 나은 게 없다고 생각하니 이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지 안 보인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어떤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지 목표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많다. 부정적 평가가 많았던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정책을 폐기했고, 한미동맹 강화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일정 부분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만의 브랜드가 없다 보니 정국을 주도하지 못하고 각종 돌출 악재에 끌려가는 모습이었다. 박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왜,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모두 약하다”면서 “여당에서조차 국정 운영을 위해 똘똘 뭉치는 게 부족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정치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2024년 총선까지는 169석의 거대 야당을 상대로 국정 운영을 해야 한다. 문제는 이를 극복할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개혁은 입법으로 완성된다. 국회를 우회해서 이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다수당이 되면 그때 하겠다는 듯한 자세는 2024년까지 아무것도 못 한다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통치 환경을 과거 정부와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보수 정권 청와대에서 활동한 수석급 인사는 “임기가 보장되면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아직 주요 부처, 위원회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공무원 기강 해이도 상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