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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지주사인 SK㈜는 오는 10일 3년물과 5년물의 장기 기업어음(CP)을 각각 1000억원씩 발행한다. SK㈜가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CP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자 신용등급이 AA+로 우량 등급인 SK㈜마저 CP 발행에 나선 것이다. SK㈜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 9월 이후 멈춘 상태다.
한화솔루션(AA-)은 지난달 21일 총 1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연 6% 초반대 금리였으나 2년물에만 13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오고 500억원어치 3년물에는 단 한 건의 주문도 들어오지 않았다.
기업들은 급한 대로 은행을 찾았지만 이자부담이 걱정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어느덧 연 3.00%까지 올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계속된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으로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자금조달 여건이 단기간내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고금리 상황에서 지방채 디폴트로 불거진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치면서 채권시장의 신용경색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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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27일까지 발행된 회사채 264건 중 40건(15.15%)이 발행예정액을 채우지 못했다. 이른바 미매각된 것이다. 특히 40건 중 14건은 이번달에 발행된 회사채다.
기준금리 인상,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으로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는 더욱 감소했다. 회사채 ‘AA- 무보증 3년물’ 금리는 올해초 2.46%에서 지난 7일 5.662%까지 올랐고, 같은 기간 ‘BBB- 무보증 3년물’ 금리는 8.316%에서 11.511%로 치솟았다.
신용등급 BBB+인 한진은 2년물 300억원을 모집했지만, 10억원 주문에 그쳤다. 한화솔루션(AA-)과 LG유플러스(AA) 등 우량 등급 기업들도 수요예측이 기대에 못 미쳤다.
신용등급이 안 좋은 회사들은 아예 회사채를 발행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정부는 자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가동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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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은행 대출은 이자가 부담이다. 미국 연준이 지속해서 금리를 올리고 있고, 한국은행도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0.5%에서 지난달 3%로 2.5%p 인상됐다.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추가 인상될 것이 확실하다.
지난 2분기말 기준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713조1000억원이다. 대출금리가 0.5%p 높아져도 갚아야 할 이자가 1년에 8조5000억원이 더 는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대기업 10곳 중 3~4곳(37%)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기준금리 3% 시 취약기업 수는 10곳 중 약 6곳(59%)으로 늘어난다고 추정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보유 현금이 부족한 기업은 도산이 우려된다”며 “경기 침체로 수요가 꺾인 상황에서 자금 흐름까지 막히면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