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가 67만명 넘게 늘었지만 5개월 연속 증가 폭이 둔화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취업자가 가장 적게 증가하는 등 올해 하반기 들어 고용시장이 위축된 모습이다.
특히 증가한 일자리 3명 중 2명은 60세 이상 고령층인 반면 경제 허리층인 40대는 감소세가 지속됐다. 여기에 고물가·고환율 흐름이 이어지면서 향후 고용동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2년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1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67만7000명(2.4%) 늘었다. 같은 달 기준으로 보면 1999년(96만6000명) 이후 23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3월(83만1000명)에는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했다가 4월(86만5000명), 5월(93만5000명) 확대됐다. 6월(84만1000명)부터는 증가 폭이 줄기 시작해 7월(82만6000명), 8월(80만7000명), 9월(70만7000명)에 이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이 20만1000명(4.7%) 늘며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숙박 및 음식점업도 15만3000명(7.3%) 증가하며 6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증가 폭도 같은 달 기준 2014년(15만4000명) 이후 8년 만에 최대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제조업 고용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이 풀리면서 외부 활동이 증가하며 취업자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1000명·4.5%) 등에서도 늘었으나 도매 및 소매업(-6만명·-1.8%), 금융 및 보험업(-1만5000명·-1.9%),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7000명·-0.6%) 등에서 쪼그라들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46만명 늘었다. 증가한 일자리 67만7000명 중 67.9%가 고령층 일자리라는 이야기다. 50대 14만7000명, 30대 6만1000명, 20대 2만8000명 증가했으나 40대만 1만1000명 감소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만1000명 증가했다. 고용률은 46.4%로 1.3%포인트(p) 올랐다.
종사자별 지위를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73만8000명(4.9%) 증가했으나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각각 8만5000명(-1.8%), 8만명(-6.6%) 감소했다. 특히 일용근로자는 지난해 5월부터 18개월 연속 내림세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9만9000명(2.3%),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6만7000명(5.1%) 증가했지만, 무급가족종사자는 6만1000명(-5.8%) 감소했다.
취업 시간대를 보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373만2000명으로 279만4000명(-16.9%) 감소했으나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429만9000명으로 345만9000명(31.9%) 증가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같은 달 기준으로 1987년 7월 통계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고용동향 조사 기간에 한글날 대체공휴일이 끼면서 36시간 이상 근무한 취업자가 감소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 15~64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1.3%p 오른 62.7%로 집계됐다. 이 또한 통계가 작성된 1989년 이래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달 실업자는 69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5000명(-12.1%)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2.4%로 1년 전보다 0.4%p 하락했다. 실업률은 1999년 6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동월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이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19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만8000명(-2.6%) 감소하며 20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공 국장은 “지난해 기저 영향 등으로 증가 폭이 둔화했다”면서 “올해 취업자 수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앞으로는 금리, 물가, 고환율 등 외부요인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