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현지 군인들과 전사자 가족들이 폭로하면서 공개적인 반발과 비판이 나오자 러시아 국방부가 공식 반박하는 등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서 전투중인 155 독립경비해병연대의 대규모 사상자 발생 소식을 공식 성명으로 반박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부르면서 전쟁이라고 규정하는 것을 처벌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친 정부 블로거들이 작전 실패를 비판하는 것을 용인해왔다.
편지는 “‘위대한 장군들이 신중하게’ 준비한 공격의 결과 우리 부대원 300명이 전사하거나 부상하거나 실종했으며 장비의 절반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 부대의 원 주둔지인 극동 프리모르스키주 올렉 코제먀코 주지사 앞으로 보낸 편지였다.
알렉산데르 호다코프스키 중대장은 편지에서 지난 주말 텔레그램에 거의 1만km 가량 떨어진 우크라이나의 날씨가 악화해 파울리우카의 도로가 진흙탕이 되면서 증원군 파병이 어려워졌다고 썼다. 그는 “파울리우카 작전이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러시아 사령관들이 전진 명령을 내린 것은 “성급했다”고 밝혔다.
편지는 특히 지난 달 임명된 루스탐 무라도프 러시아동부지역군 사령관을 비난했다. 무라도프 사령관은 전쟁 초기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동부 지역에서 작전을 책임진 보스토크 군단을 지휘했다.
그가 동부지역군 사령관에 임명된 것은 러시아군이 핵심 보급 기지인 리만에서 패퇴한 뒤다. 이를 계기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네츠크 등 3개 점령지의 합병을 선언했었다. 러시아는 지속해서 지휘체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러시아 정부는 4개 전구 사령관 전원을 포함해 거의 모든 사령관들을 교체해왔다. 최근에는 알렉산데르 라핀 중부군사지역 사령관이 교체됐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 지도자와 와그너 용병부대를 이끄는 예프게니 프리고진의 비판을 받은 뒤다.
러시아 국방부는 7일 “지휘관들의 유능한 대처로 해병 전사자는 전투 요원의 1%를 넘지 않으며 부상자도 7%를 넘지 않는다. 부상자 상당수가 이미 임무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55연대가 불레다르 허브 인근 지역에서 10일 넘게 전투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진영 안으로 5km 전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패배를 보다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해온 친정부 블로거들이 국방부의 격분했다.
군사정보 제공자라는 이름으로 글을 써온 한 블로거는 ”지금까지처럼 군이 새로운 불만이 터져나오자 지역 당국을 재빨리 포섭해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전체 상황을 호도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군이 변해야 한다“고 썼다.
러시아 고위 당국자들은 또 우크라이나 인접 러시아 도시 보로네즈 주민들이 징집병들이 제대로 준비도 갖추지 못한 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루한스크 스바토베로 파견된 것을 비난하자 변명에 급급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당국자들은 새로 징집된 병력은 이미 장악한 지역 후방에 파견돼 지원 임무를 하고 전투에는 동원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베르스트카는 파병 군인 가족들을 인용해 보로네즈에 집결한 군인들이 며칠 동안의 훈련만 받고 최전방으로 파견됐다며 방어선 병력 부족을 채우고 지친 병력을 교대하기 위해 지휘관들이 그렇게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로네즈에서 파견된 군인 2명이 지난 주 심한 포격으로 부대원 500명 가운데 수십 명 만이 남았다고 밝힌 것으로 베르스트카는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