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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구형 미사일을 NLL 넘겨 쏜 까닭은… 노후탄 소진? 탐지 교란?

입력 | 2022-11-09 13:52:00

북한이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발사한 미사일 잔해.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쏜 미사일이 구형 지대공미사일 ‘SA-5’(나토명·러시아명 S-200)로 판명되면서 이 같은 도발을 감행한 의도·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해군 수상함 구조함 ‘광양함’은 지난 6일 동해 NLL 이남 수역에서 무인 수중탐색기로 북한 미사일 잔해물을 찾아내 인양했다.

이 잔해물은 미사일의 후방 동체(길이 약 3m, 직경 약 0.8m)와 주날개(폭 약 0.8m) 일부이며, 동체 내부엔 액체 연료통과 엔진, 노즐이 있었다.

군 당국은 이 잔해물을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SA-5 지대공미사일(교전 고도 약 40㎞)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SA-5에 대해 “지대지미사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최근 러시아도 이와 유사한 지대공미사일을 우크라이나전에서 지대지미사일로 사용했다”고 부연했다.

SA-5를 지대지미사일처럼 쏠 경우 최대 300㎞ 거리까지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경우 표적까지 레이더 유도를 할 수 없어 정확도는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북한이 이번에 지대공미사일 SA-5를 지대지미사일처럼 활용한 건 대남 무력도발이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노후화된 구형 미사일을 소진하기 위한 의도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SA-5를 지대지미사일 방식으로 발사함으로써 우리 군의 감시·탐지체계를 교란하려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의 이 미사일 발사 때문에 우리 군 당국은 한때 울릉도 전역엔 공습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북한군은 지난 7일 인민군 총참모부 보도를 통해 연례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10월31일~11월5일)에 따른 대항 차원에서 실시한 ‘군사작전’을 소개하면서 “동·서해안 연선(전방)의 공군 반항공(대공) 미사일병부대들이 각이한 고도·거리의 공중목표들을 소멸하기 위한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탄도미사일’을 쐈단 얘긴 하지 않았다.

그리고 북한군은 우리 군이 당시 북한 미사일이 NLL 이남 수역에 떨어진 데 맞서 공군 전투기를 띄워 공대지미사일로 NLL 이북 수역에 대응 사격을 한 데 대해 “적들이 망동을 부렸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아울러 다른 일각에선 “북한이 신형 미사일을 NLL 이남을 쐈을 경우 이번처럼 우리 군이 그 파편 등을 인양·분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구형 미사일로 도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제시된다.

우리 군은 북한이 지난 2012·16년 ‘인공위성 발사’라며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미사일도 파편을 서해에서 수거한 적이 있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NLL 선상을 넘는 미사일 도발 과정에서 지대공미사일을 사용한 건 한미 연합공군에 대한 반발 차원의 도발행위였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