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발사한 미사일 잔해.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쏜 미사일이 구형 지대공미사일 ‘SA-5’(나토명·러시아명 S-200)로 판명되면서 이 같은 도발을 감행한 의도·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해군 수상함 구조함 ‘광양함’은 지난 6일 동해 NLL 이남 수역에서 무인 수중탐색기로 북한 미사일 잔해물을 찾아내 인양했다.
이 잔해물은 미사일의 후방 동체(길이 약 3m, 직경 약 0.8m)와 주날개(폭 약 0.8m) 일부이며, 동체 내부엔 액체 연료통과 엔진, 노즐이 있었다.
군 당국은 SA-5에 대해 “지대지미사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최근 러시아도 이와 유사한 지대공미사일을 우크라이나전에서 지대지미사일로 사용했다”고 부연했다.
SA-5를 지대지미사일처럼 쏠 경우 최대 300㎞ 거리까지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경우 표적까지 레이더 유도를 할 수 없어 정확도는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북한이 이번에 지대공미사일 SA-5를 지대지미사일처럼 활용한 건 대남 무력도발이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노후화된 구형 미사일을 소진하기 위한 의도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SA-5를 지대지미사일 방식으로 발사함으로써 우리 군의 감시·탐지체계를 교란하려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의 이 미사일 발사 때문에 우리 군 당국은 한때 울릉도 전역엔 공습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그리고 북한군은 우리 군이 당시 북한 미사일이 NLL 이남 수역에 떨어진 데 맞서 공군 전투기를 띄워 공대지미사일로 NLL 이북 수역에 대응 사격을 한 데 대해 “적들이 망동을 부렸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아울러 다른 일각에선 “북한이 신형 미사일을 NLL 이남을 쐈을 경우 이번처럼 우리 군이 그 파편 등을 인양·분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구형 미사일로 도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제시된다.
우리 군은 북한이 지난 2012·16년 ‘인공위성 발사’라며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미사일도 파편을 서해에서 수거한 적이 있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NLL 선상을 넘는 미사일 도발 과정에서 지대공미사일을 사용한 건 한미 연합공군에 대한 반발 차원의 도발행위였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