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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순방 앞둔 바이든의 고민…미중 경쟁과 北 핵실험

입력 | 2022-11-09 15:53:00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동해상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2.11.2/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석할 이번주 동남아 정상회의는 미국과 중국 사이 패권경쟁과 북한의 핵실험 위험으로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 선거를 마치고 올해 두 번째 아시아 순방에 나서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를 찾을 예정이다. 특히 공개적으로 중국 편을 들고 나선 아세안 지도자들을 달랠 묘수를 찾아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순방에 앞서 일단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세계 질서를 ‘독재적 모델’로 재구성하려 한다며 미국의 유일한 글로벌 라이벌로 지목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과 미국이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지만, 미국에 대항하는 더 강력한 외교 정책을 시행하는 모순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중국은 미국과의 치열한 전략 경쟁 속에서 동남아와 빈번한 정상급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에는 중국 총리가 도착해 있는 상태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초청을 받아 전날 밤 프놈펜에 도착했다.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는 10∼13일 열리는데 중국은 캄보디아와의 양자외교를 위해 리 총리를 미리 파견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캄보디아가 중국과의 양자외교를 우선시하는 건, 중국의 막대한 지원금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1억5000만(2048억 원) 달러 지원했는데, 이에 앞서 중국은 지난해 코로나 지원책으로만 15억 달러(2조482억 원)를 제공했다.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의 류용욱 분석가는 AFP에 “중국은 지역적 지지를 강화하거나 미국 편에 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기를 거부하는 것이 다른 동남아 국가에 부담이 되는 측면도 있다.

우크라이나 정상도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우호협력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는 아세안 국가들과의 공식적 관계를 수립하는 첫 단계다.

또 캄보디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화상으로 연설해 달라는 요청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 주 연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한반도에서의 위기를 키우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3일 ICBM 1발을 포함해 총 6발의 탄도미사일을 쐈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군 서열 1위’ 박정천 노동당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연례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연장 결정을 비난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뒤 약 1시간 만에 이뤄졌다.

북한은 이번 ‘비질런트 스톰’ 훈련에 반발해 지난 2일 동·서해상을 향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포함한 각종 미사일을 20여발 쏜 데다 동해상의 남북한 접경 수역에 설정된 ‘해상 완충구역’을 향해서도 100여발의 포격을 가하는 등의 무력도발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북한의 무력 도발에 관한 회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전하기도 했다.

미국은 앞서 북한이 ICBM을 쏜 지난 3일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 반대로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가 불가능해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로 여겨진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달 5일 안보리 회의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두고 ‘미국 탓’을 한 만큼 이번에 회의가 열리더라도 추가 제재나 성명 채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세안 지도자들은 이 외에도 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군부와 대치하고 있는 민간 민병대 사이의 유혈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