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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역사관 ‘놀이터를 부탁해’ 특별전… “옛 추억 떠올려 보세요”

입력 | 2022-11-10 03:00:00

미끄럼틀-철봉 등 당시 놀이기구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전시
문방구-오락실 등 과거 가게도 재현
부모-자녀 추억 공유하기에 좋아



8일 인천도시역사관 3층에서 열리고 있는 ‘놀이터를 부탁해’ 특별전을 찾은 어린이들이 로켓을 형상화한 설치작품인 미끄럼틀을 타고 있다. 특별전은 내년 5월까지 열리며 관람료는 없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1980년대 도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중년 세대에게 동네 ‘놀이터’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급속한 산업화에 따라 아파트 단지 등에 비슷한 모양으로 들어선 놀이터에는 미끄럼틀이나 철봉, 정글짐 등과 같은 철제로 만든 획일적인 놀이시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당시 어린이들은 이곳에서 즐겁게 뛰놀며 미래의 꿈과 희망을 키웠다. 놀이터라는 단어가 반갑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인천도시역사관에서 ‘놀이터를 부탁해’라는 주제로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도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부모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자녀들과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옛 놀이기구 재해석해 ‘놀이터’에 설치
미술가와 디자이너가 협업을 통해 놀이터를 무대로 어린이들이 체험했던 꿈과 희망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설치작품이 전시된다. 당시 놀이터에 설치됐던 놀이기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다.

우주로 발사되는 로켓을 형상화한 미끄럼틀인 ‘우주로 미끄럼’이 눈길을 끈다. 1969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 착륙한 미국의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 11호를 시작으로 우주 탐사와 개발에 나섰던 시대 상황을 아날로그적 감각의 놀이기구와 디지털 그래픽을 사용해 이미지를 연출했다.

회전체 놀이기구인 ‘뺑뺑이’를 타면서 경험했던 현기증을 떠올리게 하는 ‘뺑뺑 토성’이 재미있다. 회전체의 중심축과 연결된 기둥과 그 기둥을 연결하던 가로봉을 잡고 즐기던 원심력을 행성의 자전으로 표현했다. 수많은 별들의 운동과 에너지의 흐름을 형상화한 다양한 높이의 철봉인 ‘은하수 봉’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작품이다. 블록 쌓기 게임인 테트리스를 모티브로 만든 정글짐인 ‘테트리스짐+’도 흥미롭다.
○ ‘문방구’ ‘오락실’ 등 추억의 가게 재현
놀이터 주변에서 주로 어린이들을 손님으로 영업했던 가게를 재현했다. ‘인천 문방구’에서는 종이인형과 딱지, 소꿉놀이, 고무물총 등 옛 장난감이나 완구를 볼 수 있다. 필통과 색연필, 크레파스, 실로폰과 같은 문구류도 만나게 된다.

‘도시 슈퍼마켓’은 조미료와 설탕, 비닐우산, 샴푸, 비누 등 당시 동네 슈퍼에서 팔던 물건들이 전시된다. ‘88오락실’을 둘러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갤러그와 테트리스, 보글보글 등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오락실 게임 영상이 상영된다. 전시물을 둘러보는 동안 로봇태권브이, 요술공주 밍키, 빨강머리 앤과 같은 만화영화 주제가를 들을 수 있다.

이희인 인천도시역사관장은 “놀이터에 설치된 철봉의 비릿한 쇠 냄새를 기억하는 부모들이 옛 추억을 떠올리며 자녀와 함께 즐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