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총 취업자 2842만명 중 ‘단기’ 1430만명으로 역대 최대 질 좋은 일자리는 석달째 감소세 신규 취업자 68%는 60세 이상
신모 씨(23)는 집 근처 백화점 식품관에서 일주일에 10시간씩 일하며 대기업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고 싶은 그는 앞으로도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를 함께 해 나갈 계획이다. 신 씨는 “경제가 안 좋다는 뉴스를 보면 대기업 취업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며 “취업이 안 되면 계속 아르바이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일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단기 취업자가 1년 전보다 346만 명 가까이 늘어 10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였다. 전체 취업자 수는 2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이 단기 근로, 노인 일자리라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2841만8000명 가운데 주 36시간 미만 근무 근로자는 1429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345만9000명 늘어난 규모로, 198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올 8월부터 100만 명 넘는 증가 폭을 이어가고 있다. 9월에는 전년 대비 934만4000명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 등이 늘어난 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일손을 줄였던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파트타임 일자리가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조사 기간에 한글날 대체 공휴일(10월 10일)이 포함돼 취업자들의 근무시간도 8시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대체 공휴일을 적용받는 사업장이 ‘30인 이상’에서 ‘5인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이날 쉰 사람들이 전년보다 더 많았던 것이다.
정부는 내년에는 취업자 증가 폭이 더욱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인구구조 변화 등도 영향을 미쳐 내년에는 취업자 수 증가 폭 둔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미 취업자 증가 폭은 올 6월 80만 명대로 내려앉은 뒤 5개월 연속 줄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연 인턴기자 성균관대 경제학과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