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방앗간 주인 “폰으로 라이브 방송… 2시간새 50만원 매출”

입력 | 2022-11-10 03:00:00

별도 촬영장비 없이 쇼핑 방송
전국서 주문… “판로 개척 큰힘”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도 저희가 직접 제조한 국산 참기름 할인해 판매합니다. 저녁식사 준비하고 계실 텐데, 마침 찬장에 참기름 똑 떨어졌다 하시는 분들은 국산 참기름 구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달 12일 오후 5시 10분경, 서울 관악구에서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박만기 씨(49)가 모니터 화면 위에 등장해 ‘라이브 방송’(사진)을 시작했다. 방송을 켠 지 10분도 안 되어 100명에 육박하는 시청자가 ‘랜선 방앗간’에 입장했다.

박 씨는 일주일에 2, 3번 네이버의 ‘쇼핑라이브’를 통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대규모 세트장과 고가의 촬영장비 대신 방앗간 내부 2∼3평 공간과 1만 원짜리 마이크와 삼각대, 그리고 스마트폰이 장비의 전부다. 조촐한 장비를 갖춘 작은 방송국이지만, 많으면 2000명의 시청자가 참여하고 2시간 만에 50만 원가량의 매출이 발생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 거래처였던 시장 주변 식당 납품이 대폭 줄었지만, 라이브방송 덕분에 택배 납품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매출이 20% 성장했다. 박 씨는 “라이브방송뿐 아니라 영상편집기술, 광고마케팅, 라이브 화법 등의 온오프라인 교육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쇼핑 라이브와 같은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통해 소상공인의 고객층이 지역 단위에서 전국 단위로 확장하고 있다. ‘브이라이브’, ‘네이버TV’ 등 네이버의 기존 동영상 서비스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본격 출시된 쇼핑라이브는 비싼 장비 없이 스마트폰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라이브 기능을 포함해 실시간 채팅과 방송 종료 이후에는 라이브 통계 리포트도 제공한다. 코로나19 상황의 비대면 환경에서 소상공인의 판로 개척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쇼핑라이브의 성과는 구체적인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다. 올 9월 기준 누적 15억 뷰, 누적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했다. 쇼핑라이브를 이용하는 판매자의 스마트스토어 거래 성장률은 160%에 달한다.

쇼핑 라이브의 기술 개발 과정에서 고려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누구나 쉽게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장준영 네이버 쇼핑라이브플랫폼 책임리더는 “처음부터 허들이 있으면 서비스 이용이 어렵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만 가지고도 전문 스튜디오 수준의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기술 개발에 고민했다”며 “아무리 쉽게 만들더라도 기술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교육 콘텐츠를 만들거나 무료로 스튜디오 공간도 제공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