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외화 밀반출 의혹’ 연루 혐의 出禁뒤 잠적… 서울숲 인근서 붙잡혀
쌍방울그룹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수사 중인 검찰이 도피 중이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안부수 회장(사진)을 체포했다. 안 회장은 쌍방울의 대북사업에 깊숙하게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안 회장을 체포했다. 안 회장은 해외 출국을 시도하다 출국금지 사실을 확인한 뒤 잠적했는데, 검찰은 이후 안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행방을 추적해왔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2019년 1월과 11월 쌍방울 직원 60여 명이 동원돼 약 500만 달러(약 69억 원) 규모의 외화가 중국으로 밀반출된 정황을 파악한 상태다. 쌍방울 임직원들은 책과 화장품 케이스 등에 달러를 몰래 숨겨간 뒤 중국 선양공항에서 쌍방울 방모 부회장(수감 중)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외화를 밀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에서 3억 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국회의원은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직 당시인 2018년 10월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와 스마트팜 등 경제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태협도 북한에 일부 자금을 송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검찰은 이 돈이 경기도로부터 받은 보조금에서 나온 게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경기도는 2018년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교류를 위한 국제대회’ 개최를 명목으로 아태협에 2억9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했고 2019년에는 북한 묘목 지원 등을 하겠다며 경기도로부터 총 17억7000만 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검찰은 이날 체포한 안 회장을 상대로 외화 밀반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방침이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