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 소화불량 몇 주간 지속돼도 주의해야 췌장암 환자 5년 생존율 13%로 상승 수술 받은 환자는 20∼25% 달해 조기 수술 후유증은 20%에 불과
김선회 중앙대광명병원 외과 교수(췌장암네트워크 대표·왼쪽)와 우상명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내과 교수가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 배로’ 캠페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췌장암 치료와 캠페인에 대해 궁금한 내용은 췌장암네트워크(kpcn.or.kr@gmail.com)에 문의하면 답변을 해준다.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이번 캠페인을 주도하는 김선회 중앙대광명병원 외과 교수(췌장암네트워크 대표)는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가 최근에 두 자릿수인 13%로 올라섰다. 특히 수술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20∼25%에 이른다”며 “10년 이내에 췌장암 5년 생존율을 13%에서 25% 이상으로 올리자는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와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우상명 내과 교수를 만나 췌장암에 대해 국민들이 잘못 알고 있는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다는데 건강검진이 의미가 있나.
―췌장암의 원인은 밝혀진 것이 없다. 그래서 예방책도 없다는데….
“맞다. 하지만 몇 가지 위험 요인이 밝혀졌거나 추정되는 것이 있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K-Ras(케이라스)’라는 유전자다. 췌장암의 90% 이상에서 이 유전자의 변형이 발견된다. 환경적 요인 가운데는 흡연이 발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육류 소비와 음식물의 지방 함량이 췌장암 발생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보고가 있으나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김 교수)
“담배는 피우지도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는 것이 좋다. 흡연자가 췌장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의 1.7배 이상이다. 건강한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으로 알맞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암뿐 아니라 모든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당뇨병이나 만성췌장염이 있으면 췌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니 적절한 관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췌장암의 일부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이다. 특히 직계가족 가운데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한 명 이상 있거나, 발병 연령과 상관없이 두 명 이상의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가족성 췌장암을 의심하고 정기적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우 교수)
―췌장암은 수술 후 장기 생존 가능성이 낮고 후유증도 많다던데….
―수술 없이 항암제만으로 췌장암을 치료한다고 하면 ‘치료 포기’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 않다. 항암 화학요법의 치료 기간과 횟수는 항암제 치료의 목적과 항암제의 종류, 치료에 대한 반응, 부작용 정도에 따라 다르다. 수술로 췌장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1기나 2기의 경우는 수술 전후로 항암제 치료를 한다. 수술 전 항암제 치료를 하는 기간은 치료 반응 혹은 수술 가능 여부에 따라 다양하다. 진단 후 바로 수술하는 경우 항암제 치료를 대개 6개월 동안 시행한다. 또 수술이 불가능한 3기, 4기 췌장암의 경우도 항암제를 통해 암의 크기를 줄여서 환자가 오래 생존할 수 있도록 해준다. 통증을 호전시켜 환자가 살아있는 동안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해서다.”(우 교수)
―환자에게 임상시험 대상자가 되라는 것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치료가 없다는 뜻은 아닌가.
“새로운 췌장암 치료 약물을 개발해 동물실험에서 효능과 안정성이 확인되면 그 뒤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다. 통상 기존 치료법의 효과를 넘어설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와 가능성을 바탕으로 기획된다. 또 참여하는 환자가 안전이나 치료 효과, 경제적 문제 등에서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한다. 미국암네트워크(NCCN) 등에서도 췌장암의 항암 치료를 할 때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신약 적용을 우선 추천하고 있다.”(우 교수)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