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美공화당, 하원 우세… 상원은 초박빙 중간선거서 4년만에 다수당 전망 상원은 조지아-네바다 등 막판 접전
미국 중간선거일인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프레데릭스버그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AP/뉴시스
투표 영향 요인, 민주 지지자 “낙태”
공화 지지자 “인플레”… 분열 심화
출구조사 39% “불만” 34% “화난다”
차기 대선, 정치 양극화 가중될 듯
미국 현직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지지율이 높던 대통령도 번번이 패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0년에 하원 63석, 상원 6석을 잃었고,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원 2석을 얻었지만 하원에서 40석을 잃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 4∼5석을 잃는 수준으로 공화당에 다수당을 넘겨줄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이 예측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내세운 경제심판론이 표심에 영향을 주긴 했지만 상원까지 압도할 정도로 ‘레드웨이브’(공화당 바람)를 일으키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4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유권자들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 민주주의 위협에 대한 위기감, 낙태권 폐지에 대한 우려로 공화당에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2020년 대선에서 결집했던 반(反)트럼프 유권자들이 결집하며 레드웨이브를 막아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고물가”와 “낙태권”으로 갈린 민심
투표 영향 요인을 묻는 CNN 출구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의 71%가 인플레이션이라 답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은 76%가 낙태라 답한 것은 유권자들이 지지 정당별로 얼마나 분열돼 있는지 보여준다. 선거 막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한 데다 6월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결정 이후 낙태권 무력화에 적극적인 공화당에 대한 반대 여론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 중간선거로 정치 양극화 혼란 가중
낙태, 총기 규제, 성소수자, 기후변화, 이민 정책에서 극과 극을 달리는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서는 일찌감치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주지사-상원의원을 챙겼다.
상원 경합지 초박빙인 조지아주는 과반 득표해야 당선되는 주법에 따라 12월 결선 투표에서 승부가 날 가능성이 높다. 현지에선 미합중국이 아닌 ‘분열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당 지지자 모두 미국의 현 상황에 대해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NBC 방송의 출구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39%는 ‘불만족스럽다’고 답했고, 34%는 ‘화가 나 있다’고 응답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