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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G20 정상회의 불참…바이든·유럽과 대립 회피한다

입력 | 2022-11-10 08:23:0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전범’으로 규정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공개적인 대립을 피하고, 유럽 등 서방 지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현실로부터 도피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발리에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직 러시아 외무부와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놓고는 이전부터 여러 차례 잡음이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푸틴 대통령을 향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큰 갈등을 촉발하고, 핵 확산 우려를 키웠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를 G20에서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올해 G20 의장국을 맡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철회하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대신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이번 회의에 초청했다.

그리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주 조코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이 회의에 참석한다면 우크라이나는 불참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대면으로든 화상으로든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발언했으나, 지난 8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선 “이번 회의에 (푸틴이) 직접 참석하긴 어려울 거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고 발언했다.

러시아 관리들은 이번 G20 정상회의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미국 및 유럽 정상들과 비공식적인 접촉을 할 수 있길 희망했으나, 만남의 기회가 없을 것이 분명해졌다고 러시아 싱크탱크 국제문제위원회(RIAC)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사무총장이 발언했다.

코르투노프 사무총장은 “푸틴과 바이든은 만남을 목표로 하지만 바이든이 회담에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발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논의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 여자농구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포함해 러시아 내 억류된 미국 죄수들을 교환하는 등의 사안으로만 회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했다면, 우연한 만남을 배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SCMP는 지적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서방 지도자들로부터 따돌림당하는 모습을 되풀이하고 싶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미 푸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곤혹을 겪은 경험이 있다. 2014년 크름반도 강제병합 직후 호주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서방 지도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에 직면했고 예정보다 일찍 회의장을 떠났다.

최근 러시아는 대규모 드론 및 미사일 반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물, 난방 시설을 파괴해 국제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대를 막을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유럽 내 핵 무력 사용의 반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이같은 발언은 ‘제한없는 우정’을 약속한 푸틴 대통령에게도 분명한 레드라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