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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우승 숨은 주역 류선규 단장 “내년 경쟁은 더 치열할 것”

입력 | 2022-11-10 13:08:00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SSG 랜더스에 지명된 이로운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류선규 단장(오른쪽) ⓒ News1

한국시리즈 우승을 만끽하는 SSG 선수단 ⓒ News1


2020년 말 SK 와이번스에서 재창단한 SSG 랜더스가 2시즌 만에 통합 우승이라는 대업을 일궈냈다.

현장에서 팀을 이끈 코칭스태프와 그라운드에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들의 공이 크다. 여기에 팀을 우승 전력으로 꾸린 프런트의 수장 류선규 단장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1997년 LG 트윈스에서 프런트 생활을 시작한 류 단장은 2001년 SK로 팀을 옮겼고 여러 보직을 경험한 뒤 2020년 말 단장에 선임됐다. 이후 팀이 팀명을 바꿔 재창단하면서 SSG의 초대 단장이 됐다.

류 단장은 취임 직후 FA 시장에서 최주환을 잡는 데 이어 추신수까지 데려오는 성과를 냈다. 지난 시즌 중에는 문승원, 박종훈, 한유섬을 장기계약으로 잡으며 팀이 넓은 시야로 계획을 짤 수 있게 했다.

화룡점정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광현을 복귀시킨 것이었다. 그는 메이저리그(MLB) 직장 폐쇄로 갈 곳이 없던 김광현과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 영입에 성공했다.

김광현의 합류로 단 번에 우승후보로 급부상한 SSG는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오른 데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할 수 있었다.

9일 뉴스1과 전화 인터뷰에 응한 류 단장은 “시즌 전 자체 전망에서는 우리가 LG나 KT 위즈보다 전력에서 밀린다고 봤다. 그런데 개막 10연승을 달리면서 1위에 올랐고 끝까지 순위를 지켜냈다”고 기쁨을 표했다.

류 단장은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즌 내내 불안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키움 히어로즈의 집중력이 경이로울 정도로 높아 자칫 우승을 못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들 정도였다”고 안도했다.

대체적으로 다른 팀들이 리빌딩으로 팀을 바꾸는 데 비해 류 단장은 경험 있는 선수의 가치를 믿었다.

전 소속팀에서 방출됐던 노경은(38)과 고효준(39)을 영입해 마운드를 보강했고, 시즌 도중에는 KIA 타이거즈에서 기회가 줄어든 포수 김민식을 불러 들였다. 이들은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류 단장은 “선수 영입 시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하려 한다. 이미 레드오션인 FA 시장에 뛰어드는 건 비효율적이라 생각해 내부 주력 선수들의 장기 계약을 통해 구단의 장기 플랜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수가 취약했던 상황에서 김민식이 안정감을 가져왔다. 외국인 선수 교체 때는 사실 처음 생각했던 선수들의 영입이 잘 안돼 차순위 선수를 뽑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류 단장은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김원형 감독의 재계약 사실을 발표하는 강수를 뒀다. 독이 될 수 있었지만 우승을 하면서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류 단장은 “분명 모험수였다. 만약 우승하지 못했으면 감독 재계약 발표가 선수단에 큰 부담을 준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었다”며 “그러나 재계약 발표로 팀이 더 안정을 찾을 것으로 봤고 그때 알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구단주께서 정규시즌 우승 뒤 재계약을 언급했던 터라 결정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SSG가 통합 우승을 차지하자 주위에서는 왕조 재건의 서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강민, 최정, 김광현 등 스타급 선수들이 건재하고 최지훈, 오원석, 박성한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가파르다.

그러나 류 단장은 “내년에는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라며 “여러 팀의 감독이 바뀐 데다가 이번 FA 시장에서 포수들의 이동이 기존 팀들의 색깔을 확 바꿀 것”이라고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다.

SSG 역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주목되는 팀이다. 포수가 취약해 양의지, 유강남, 박동원, 박세혁 등 FA 포수들에게 관심이 간다.

최근에는 정용진 구단주가 자신의 SNS에 올라온 포수 보강 요청 글에 “기다려보세요”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류 단장은 “내부적으로 고민해 볼 문제다. 이제 막 한국시리즈가 끝났는데 당장 FA 영입 여부를 언급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