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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벗은 이란 배우 “여성, 생명, 자유”…반정부 시위 연대

입력 | 2022-11-10 14:53:00

타라네 알리두스티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란의 유명 영화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38)가 9일(현지시간) 히잡을 쓰지 않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그가 이른바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를 하다가 체포된 포로와 유가족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뒤에 올린 게시물로, 본격적인 시위 연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공영 BBC,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알리두스티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히잡을 벗은 채 긴 머리를 늘어뜨린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서 알리두스티는 쿠르드어로 ‘여자, 삶, 자유’라고 적힌 종이를 들었다. 이 문구는 올 9월 13일 수도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같은 달 16일 세상을 떠난 쿠르드계 이란인 마사 아미니(22)를 기리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란에서는 아미니의 죽음으로 촉발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7주 넘게 계속되고 있다. 이 시위로 어린이 포함 최소 328명이 사망하고, 약 1만5000명이 구금된 것으로 보고됐다고 BBC는 이란의 인권기구를 인용해 전했다.

타라네 알리두스티 인스타그램 갈무리

알리두스티는 2017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더 세일즈맨’에 출연한 스타다. 그는 10대 때부터 이란 영화계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올 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사이드 루스타이 감독의 ‘레일라의 형제들’에 출연했다.

알리두스티 외에도 이란의 유명 인사, 스포츠 선수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의 축구 스타 사르다르 아즈문은 올 9월 A매치 소집에 맞춰 소셜미디어에 이란 여성의 인권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얼마 뒤 게시물은 삭제됐고, 그 여파로 아즈문이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란의 축구 영웅 알리 다에이도 당국의 시위 진압을 비판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