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위무사’ 불리는 강경파 다음주 경선… 내년 1월 공식선출 ‘바이든표 경제정책’ 제동 걸 전망
미국 중간선거 다음 날인 9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워싱턴에서 선거 관련 연설을 하며 오른손 검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 호위무사’로 불리는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미 권력서열 3위 하원의장 도전을 선언했다.
9일 미 언론에 따르면 매카시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하원의장 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서한에서 “이제 우리는 (하원) 다수당 지위에서 무엇을 할지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공화당 내 강경파인 그는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방패막이를 자처했다. 퇴임 후 플로리다 마러라고 별장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찾아가 독대할 정도로 공을 들여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를 차기 하원의장으로 공개 지지했다.
다만 공화당이 하원에서 압도적 과반을 차지할 것이란 예측과 달리 개표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라 과반에 성공해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의장이 되더라도 의회 장악력에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원의장은 다음 주 당내 경선을 거쳐 내년 1월 3일 공식 선출된다.
‘바이든표’ 경제 정책에도 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은 작은 정부를 주장하며 정부 예산 삭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바이든 행정부가 기반시설 개선, 건강보험 강화, 기후위기 대응 등에 투입한 대규모 예산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리서치 업체 캐피털알파파트너스의 이언 캐츠 이사는 미 정치 전문 매체 더힐에 “규제 축소를 지향하는 공화당은 출석요구서나 증언 요청 등 ‘종이 쓰나미’로 금융당국을 뒤흔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정부의 국채 신규 발행을 승인하지 않으면 정부가 셧다운(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BBC 방송은 “전임 트럼프와 오바마 정부에서는 의회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아 정부 셧다운이 각각 2번, 1번 일어났다”며 내년에도 셧다운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낙태금지법 통과 시도 등에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날 저녁 바이든 대통령이 매카시 원내대표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미 정치 전문 매체 액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의회에서 가로막힌다면 시행령이라는 우회로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