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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가스·난방公 사장에 잇단 낙하산… 이래서 공기업 개혁 될까

입력 | 2022-11-11 00:00:00


현 정부 들어 공석이 된 공기업 대표 자리를 윤석열 대통령 후보 캠프 출신 정치인들이 줄줄이 꿰차고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적자를 내고 있는 에너지 공기업 수장에 해당 분야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들이 속속 내정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다음 달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선임될 최연혜 내정자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냈고, 윤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코레일 사장을 지내긴 했지만 에너지 분야의 경력은 전무하다. 1차 공모 때 이런 점이 문제가 돼 면접에서 탈락했는데도 재공모를 거쳐 결국 사장에 내정됐다.

다음 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선임되는 정용기 내정자도 대전 대덕구청장,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지낸 여권 정치인이다. 역시 윤 캠프 출신으로 에너지 분야와 관련이 전혀 없다. 앞서 9월에는 한나라당 지역구 사무국장을 지낸 인사가 한국수력원자력 상임감사에 선임되기도 했다.

공기업 사장 자리를 정치인 출신이 전리품처럼 차지하는 관행은 공기업 방만 경영의 대표적 원인으로 꼽힌다. 더욱이 지금은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에 대응하는 공기업의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가스공사가 전문성을 발휘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를 조금만 낮춰도 가스요금 인상 폭과 무역수지 적자를 줄여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 일본 다음으로 LNG를 많이 수입하면서도 가스공사가 대량 구매자의 이점을 살리지 못해 비싸게 가스를 사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취임 초 정부는 “공공기관의 파티는 끝났다”면서 대대적 공기업 혁신을 예고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공기업 사장 인선을 보면 혁신 의지가 남아있는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실력과 정당성이 부족한 낙하산 인사는 노조의 눈치를 보느라 조직 개혁, 수익구조 개선에서도 추진력을 내기 어렵다. 정치인의 재취업 자리로 공기업을 활용하는 일은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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