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유강남 등 5개구단 주전 한꺼번에 FA로… 각 구단서 눈독 SSG-두산-롯데 적극 영입 움직임 구단연봉 상한제 첫 적용이 변수
“기다려 보라.”
정용진 프로야구 SSG 구단주(신세계그룹 부회장)는 한 팬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포수를 영입해 달라’고 댓글을 남기자 이렇게 답했다. ‘와이어 투 와이어’(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1위)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밟은 팀도 좋은 포수에 목이 말라 있는 것이다.
이재원
왼쪽부터 양의지, 박동원, 박세혁, 유강남
이번 FA 시장 최대어는 양의지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두산에서 데뷔한 양의지는 2018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4년간 125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NC로 이적한 뒤 2020년 팀의 통합 우승에 앞장섰다. 양의지는 지난해에는 선발 포수(38경기)보다 지명타자(97경기)로 더 많이 출전했지만 올해는 89경기에 선발 포수로 출전하면서 ‘이제 수비가 힘든 것 아니냐’는 우려도 불식시켰다.
단, 현실적으로 SSG가 양의지를 잡기는 쉽지 않다. NC를 상대로 양의지 영입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첫 FA 때와 비슷한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KBO리그는 내년부터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을 도입한다. SSG는 이 제도 도입 맞춤형으로 연봉 구조를 설계한 상태지만 그래도 연평균 30억 원이 넘는 돈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야구계에서는 SSG가 박동원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물론 현 소속팀 KIA 역시 ‘양의지가 오지 않는 이상 박동원은 놓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양의지의 선택에 따라 박동원의 몸값과 행선지가 결정될 확률이 높은 이유다.
두산도 이승엽 감독이 취임과 동시에 ‘포수를 보강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박세혁이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올 시즌 선발 포수 합계 타율이 0.184밖에 되지 않는 롯데도 유상증자를 통해 ‘총알’을 확보한 상태다. 결국 삼성 키움 한화 KT를 제외한 6개 팀이 FA 포수 5명을 두고 경쟁하는 모양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