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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종료 철회’ 푸르밀, ‘사업·조직 슬림화’ 과제 남았다

입력 | 2022-11-11 06:31:00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2022.10.24/뉴스1


푸르밀이 사업종료를 전격 철회하고 영업 정상화에 나선다. 사업 효율화를 위한 체질 개선 의지를 밝힌 만큼 ‘사업·조직 슬림화’ 과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전날 신동환 대표이사와 임직원, 노동조합 명의로 호소문을 발표하고 “슬림화된 구조하에 갖춰진 효율성을 바탕으로 영업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45년 전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재도전하고자 한다”며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겠다. 저희 제품을 사랑해줄 것을 무릎 꿇어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슬림화된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구조조정이 예견돼 있어 조직 축소가 선행될 수 있다.

푸르밀 관계자는 “당초 회사에서는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상 해고를 진행한다고 공지했으나 그간 노조와 1·2·3차 교섭을 진행했다”며 “교섭에서 노조가 제안한 구조조정 30%를 받아들이기로 최종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은 우선 희망신청으로 받아 진행될 계획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대폭 줄어든다. 푸르밀은 사업 효율화를 제품 생산 라인업을 개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와의 교섭에 참석했던 한 가맹점주는 “회사 측이 자리에서 사업 유지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며 “마트·편의점 자체 브랜드(PB) 제품 생산 등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는 등 사업 구조 개편을 구상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현재 푸르밀은 PB 생산 품목을 줄이고 있다. 이마트 노브랜드 ‘굿 밀크’ 제품 납품을 전날부터 중단됐다. 또 CU ‘헤이루 우유’ 4종 중 푸르밀에서 제조하던 2종 제조사도 11월말 혹은 12월 초 동원F&B로 변경된다.

일각에선 판매 제품이 줄면서 감소하는 대리점주 수익을 문제삼고 있다. 부산에서 푸르밀 대리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사업 종료 수순을 밟으면서 그간 제품 입고가 대폭 줄었다. 이에 물건을 납품하지 못하면서 손해가 발생했다”며 “본사 사업 재편에 따라 PB 제품이 줄면 납품처도 줄어든다. 매출 감소가 우려돼 현재 대리점 대표단과 본사가 의논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푸르밀 측은 “은행과 거래선들과의 납품재개·대리점 및 직원들과의 신뢰 재형성 등 앞으로 해결해 가야 할 문제들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업구조 슬림화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푸르밀은 지난달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11월30일자로 사업종료·정리해고를 통지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노조가 반발하자 같은달 24일·31일과 11월4일에 1·2·3차 노사 교섭을 진행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