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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재진입 풍선형 감속 원반장치 실험…“화성에 사람 보낼 것 대비”

입력 | 2022-11-11 11:37:00


1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가 거대한 풍선 장치를 우주에 띄웠다가 끌어내려 하와이 근처 바다에 빠트렸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풍선감속장치 지구저궤도 실험(LOFTID)의 책임 연구원 닐 치트우드는 풍선놀이기구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9300만 달러(약 1248억 원)이 투입된 LOFTID는 화성에 사람을 보낼 것에 대비해 이뤄지는 실험이다. 지금까지 화성에 착륙한 장치들은 무게가 소형 자동차 수준인 1.5t 가량이다. 이 정도로는 사람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장비와 물자 20t을 운반하는데 크게 못 미친다.

이번에 실험된 장비는 최대로 부풀렸을 때 직경이 6m 가량 되는 원반형태다. 여러 겹의 특수 섬유재질로 만들어 시속 2만9000km로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발생하는 1650도의 고온을 이겨낼 수 있다.

LOFTID 원반은 매우 작게 접어둘 수 있다. 직경 1.2m, 길이 50cm 가량의 원통이면 충분히 들어간다. 로켓이 대기권에 진입할 때 이 원반을 펼치면 많은 공기저항을 받아 속도를 줄이는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다. 저항이 크면 클수록 더 무거운 로켓의 하강을 감당할 수 있다. 화성 착륙선의 경우 풍선형 원반과 함께 낙하산, 역추진 로켓 등도 함께 사용해야 충격이 적은 착륙을 할 수 있다. 원반 직경도 9m는 돼야 한다.

이번 실험은 풍선형 원반을 기후 위성을 탑재한 아틀라스 V 로켓에 함께 실어 발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먼저 기후 위성이 완전히 궤도에 자리를 잡은 뒤 LOFTIFD를 탑재한 2단계 로켓을 점화해 대기권으로 진입하도록 했다. 이어 몇 분 동안 로켓 머리에 장착된 LOFTID에 압축질소가스를 충전해 팽창시킴으로써 로켓과 LOFTID을 갓이 있는 버섯 모양처럼 만들었다. LOFTID가 완전히 펼쳐질 때까지 로켓은 느리게 분당 3회전을 했다. 몇 시간 뒤 LOFTIFD 장치가 하와이에서 800km 떨어진 해상에 떨어졌다. 회수선이 촬영한 적외선 영상에 낙하산이 달린 LOFTID 장치가 해면에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풍선형 감속장치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것은 거의 반세기 전이지만 열과 압력을 감당할 재료가 개발되지 못해 구현되지 못했다. 처음 러시아 과학자가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나 실험에 착수한 것은 미 과학자들이었다.

10년 전 3번의 실험이 있었다. 직경 3m 크기의 풍선형 원반을 로켓에 장착해 궤도 이내 거리까지 수직으로 쏘아 올렸다가 떨어트리는 방식이었다. LOFTID는 직경이 2배로 커졌고 로켓을 궤도까지 올려 보냄으로써 훨씬 빠른 속도로 재진입하기 때문에 훨씬 더 높은 열을 감당해야 했다.

이번 실험으로 풍선형 원반 감속장치를 실용화할 수 있게 됐다고 치트우드 박사는 밝혔다. 이 장치는 또 화성만이 아닌 금성과 토성의 최대 위성인 타이탄 착륙선에도 활용할 수 있다.

우주기업들이 이 기술에 관심을 보인다. LOFTID를 탑재한 아틀라스 V 로켓 제조사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사 등이 대표적이다. 보잉과 록히드마틴 합작 회사인 이 회사는 팔콘 9 로켓의 1단계 추진체 재사용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내년 처음 발사예정인 차세대 로켓 벌칸도 재사용하기를 희망한다. 1단계 로켓의 가장 값비싼 부품인 엔진만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풍선형원반감속장치와 낙하산을 이용할 계획이다. 낙하하는 도중에 헬리콥터가 공중에서 낚아 채 선박에 싣는 방식이다.

거의 중력이 없는 우주 정거장에서 만든 의약품 샘플 등을 지구로 가져오는 일에도 풍선형 원반감속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직접 우주정거장까지 왕복 여행을 해야 했지만 이 장치를 사용하면 우주정거장처럼 대형이 아닌 작은 우주 실험실을 궤도에 보냈다가 회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 장치를 개발 중인 아웃포스트사는 나사에 풍선형 감속장치 개발을 의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