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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 이어 ‘중고생 노스터디존’…스터디카페 출입금지, 왜?

입력 | 2022-11-11 14:04:00


서울 관악구 A스터디카페는 ‘스터디존에는 성인만 출입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소설희 인턴기자(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스터디존 성인만 입장가능’
 
9일 서울 관악구 A스터디카페. 이 카페 입구에는 성인만 출입 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 스터디카페는 3개월 전부터 중고교생의 학습공간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학생들이 시끄럽다는 성인 이용자들의 민원이 많았기 때문이다.
 
고교생은 따로 점주에게 연락을 한 뒤 면학 분위기를 망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학습공간에 들어갈 수 있다. 부모의 동의도 필수다. A스터디카페 점주는 “시끄럽게 하는 중고생들 때문에 성인 이용자들 매출이 급격히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취한 조치”라고 말했다.
 
스터디카페의 ‘중고교생 출입 불가‘ 현상이 최근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성북구, 경기 남양주시, 파주시, 경북 포항시, 울산 등에서 중고교생을 출입금지하는 스터디카페가 늘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B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점주 김모 씨는 “올해 중학생 20명에게 환불을 해 줬다”고 말했다. 스터디카페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이모 씨(24·여)는 “스터디카페 내부 게시판에 보면 ‘중고생들 때문에 시끄럽다’는 항의성 쪽지가 많이 붙어있다”며 “학생들이 몰려와 떠들면 집중이 안 될 때가 많아 솔직히 화가 난다”고 말했다.
 
원래 중고생은 스터디카페의 주요 고객이었다. 그러나 최근 성인 대상 매출 비율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조치가 늘고 있다. 학생 고객을 받지 않아도 매출에 큰 타격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 노원구에서 C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점주는 “중고생은 학교가 끝난 오후 시간부터 오지만 성인은 오전에 와서 하루 종일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며 “학생 고객을 받으면 이들을 피해 성인 고객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성인 고객만 받는 게 매출로는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갑자기 출입금지 대상이 된 중고교생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그동안 공부하던 장소가 일시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울산의 중학생 김모 양(15)은 “학교 근처 스터디카페를 다니려고 알아봤는데 중학생 출입금지라 등록하지 못한 적이 있다”며 “일부 학생들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모든 학생을 안 받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경기 안양시의 고모 양(17) 역시 “시끄러운 학생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경고를 하거나 퇴장시켜면 되는 건데 모든 학생을 받지 않는 건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더 강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고교생 출입금지 조치가 ‘학생들은 시끄럽고 무질서하다’는 부정적 낙인효과를 만드는 차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장경은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중학생이나 고교생은 발달 단계상 미성년이라 사회 질서나 규칙을 배워가는 시기”라며 “다른 이들과 함께 이용하는 장소의 규칙와 규범을 배우고 습득할 수 있도록 어른이 가르쳐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소설희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