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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3분기 누적 손실 22조 육박…전기료 올려도 연료비 급등에 속수무책

입력 | 2022-11-11 14:47:00


한국전력이 올해 3분기까지 총 22조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 잇따라 전기요금을 올렸지만 전력 생산에 필요한 연료 가격이 급등하며 누적 적자가 2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1조7651억원, 영업손실은 21조834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매출은 전력 판매량이 늘고 요금을 인상했는데도 불구 전년 동기 대비 6조6181억원 증가했다.

특히 전력 판매량 증가에 요금 인상까지 더해지며 판매 수익은 5조4386억원 늘었다. 올해 누적 전력 판매량은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늘어 2년 전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반면 영업비용은 연료 가격 급등 등으로 27조3283억원 더 늘었다. 이에 3분기 누적 영업손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조7102억원 증가했다.

3분기만 보면 매출은 19조7730억원, 영업손실은 7조53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한전은 지난해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한전은 올 들어 몇 차례 전기요금을 올렸음에도 불구, 여전히 전력 판매 단가가 구입 단가를 밑돌아 전기을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

앞서 한전은 올해 4월 킬로와트시(㎾h)당 6.9원, 7월 ㎾h당 5원을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모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h당7.4원 올렸고, 전기 사용량 300㎾ 이상의 대용량 사업자 대상 요금은 추가 인상했다.

그럼에도 불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며 적자는 더 불어났다.

올해 1~9월 LNG 평균 가격은 톤(t)당 132만5600원으로 전년 대비 11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연탄도 t당 354.9달러로 187.4% 뛰었다.

연료비가 가파르게 오르며 한전이 전력을 사들이는 기준인 전력시장가격(SMP)은 ㎾h당 177.4원으로 113% 상승했다.

이에 올 들어 3분기까지 한전의 발전 자회사 연료비는 10조8103억원,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15조729억원이 증가했다.

이외에 기타 영업비용도 발전, 송배전설비 취득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1조4451억원 늘었다.

한편 한전은 에너지 위기에 따른 적자 누적과 재무구조 악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재정건전화 계획’에 따라 5년간 총 14조3000억원 규모의 재무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비핵심자산 매각, 투자사업 시기 조정, 전력공급비용 관리 강화 등을 추진한다.

특히 차입금 증가로 사채 발행 한도 초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법을 개정해 한도를 높이고, 은행 차입 확대 등으로 자금을 차질 없이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한전은 대규모 적자에 회사채 발행을 통해 부족 자금을 조달해왔는데, 발행 한도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법에 따르면 한전의 사채 발행 한도는 자본금과 적립금을 더한 금액의 2배를 초과할 수 없다. 다만 최근 ‘레고랜드 사태’가 불거지자 정부는 회사채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한전채 발행 자제와 은행권 대출 전환을 권고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한전은 전기요금에 원가 요인을 반영하며 적자를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한전은 다음 달 중 내년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 기준연료비(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을 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전기요금 항목 중 하나인 기준연료비가 대폭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준연료비는 1년치 연료비에 따라 책정되는데, 올해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h당 상하한폭이 5원인 연료비 조정단가와 달리, 상하한폭도 없다.

한전은 “가격 신호의 적기 제공을 통한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고,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정상화 등을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세종·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