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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추모 법회 간 여야, 진상규명 방법론 이견 여전

입력 | 2022-11-11 16:28:00


여야는 11일 이태원 참사 추모 법회에 참석해 희생자를 애도하고 진상규명 의지를 밝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봉행된 ‘상월결사 3주년 이태원 참사 추모 법회’에 참석했다. 법회에는 여야 지도부를 비롯해 강승규 대통령실시민사회수석,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며칠 전까지 우리와 함께 이 대기를 숨 쉬었을 젊은이들을 생각하니 눈물을 금할 수가 없었다”며 “하늘에 별이 된 156명의 빈자리를 무엇으로 메우겠느냐”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그들의 꽃다운 영혼이 이 우주 어딘가서 다시 살아나기를 믿어볼 뿐, 한없이 미안하고 미안할 뿐”이라며 “조금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조금 더 위험요인을 알았더라면,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회환을 마음에 묻고 국민의힘은 무한책임의 자세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며 “부디 세상과 이별한 젊은 영혼들에게 영원한 안식과 평화가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차마 그 곳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고개를 들어 마주하는 일상은 여전히 힘들고 괴롭다”며 “비통한 사람을 위로하는 게 정치이건만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참 송구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축제에 간 희생자들의 탓이 아니고, 이태원의 좁은 길목 탓도 아니다. 제도나 매뉴얼이 없어서도 결코 아니다”며 “저를 포함해서 책임 있는 모든 정치인의 탓이다. 안전한 사회를 미리 만들지 못한 민주당의 탓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이름도 영정도 없이 급작스레 삶을 떠난 156분명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며 “남은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참회하면 진상과 책임규명,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법회를 마친 여야는 각자 기자들과 만나 재발 방지 노력을 다짐하면서도 진상규명 방법에 대해선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다.

정 위원장은 “지금 경찰의 감찰과 원인 규명을 위한 철저한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사 결과를 보고 그것이 미흡하다면 얼마든지 그때 가서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원래 그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 그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점 의혹 없이 명명백백히 사고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걸 토대로 안전한 우리나라를 만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수순을 밟아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책임질 사람들은 책임을 묻고 그렇게 해야 책임 소재를 정확히 아는 것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에 나선 데 대해선 “참사를 정쟁화, 정치화하는 의도를 많은 분들이 짐작하실 것”이라며 “그런 동태들이 국민들로부터 동의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여론조사를 보면 국정조사랑 특검을 같이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60% 가까이 나온다”며 “이 문제를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그 다음 재발 방지책으로 넘어가는 것이 또다른 희생을 막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적극적으로 정부여당이 이제는 전향적으로 국정조사나 특검 실시에 대해 수용해주길 바란다”며 “조속히 철저한 진상규명에 돌입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바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조사·특검 관련 여야 협상 계획에 대해선 “국회의장이 어제 본회의에서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이 협의하라고 했으니 이제는 협의해야하지 않겠냐”며 “유선이든 무선이든 만나든 통화든 간에 협의는 이어가겠다. 국회의장이 조만간 여야 원내대표 회동 자리를 주선하지 않겠나”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