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 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돈을 건네고 특정 종교단체를 동원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2014년 성남시장 선거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도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정 실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제6회 전국지방선거를 앞둔 2014년 5월경 이 대표가 상대 후보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자 유 전 직무대리는 김 씨로부터 “A단체를 통해 표를 모아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받고 승낙했다고 한다.
김 씨는 당시 “A단체 신도들이 성남 지역에 약 3만 명이 거주하고 조직력이 좋은 만큼 이 단체 고위직 간부들을 소개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 전 직무대리는 성남시 분당구의 한 식당에서 김 씨와 함께 이 단체 간부들을 만나 “이재명 선거를 잘 좀 도와달라”고 부탁하면서 일부 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김 씨가 2014년 선거 뿐 아니라 2012년 총선에서 강원 동해·삼척에 출마한 이화영 전 국회의원(수감 중)을 돕기 위해 같은 종교단체에게 1억 원을 줬다는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1억 원을 마련해서 김 씨에게 전달했다. 김 씨가 (이 돈을) 종교 단체에 전달했다고 했다”고 주장했지만 김 씨는 “남 변호사로부터 빌린 8000만 원으로 신도들 식사만 대접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해당 종교단체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 지원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정치적 사안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특정인을 지원하거나 선거 운동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