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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염두 바이든 vs 3연임 시진핑… 대만-반도체 ‘첫 대면 담판’

입력 | 2022-11-12 03:00:00

바이든-시진핑, 14일 印尼서 정상회담




“북핵은 미중이 협력한 역사가 있는 분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런 정신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할 것이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10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4일 열린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회담에서 북한의 최근 도발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역내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은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 협상에 참여하도록 압박하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한 뒤 약 2년 만에 처음 시 주석과 대면으로 만난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중간선거에서 예상외로 선전했다는 평가 속에 한숨 돌린 상태다. 2024년 재선 도전 가능성을 거론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폐막한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한 것은 물론이고 사실상 1인 장기 독재 체제 길을 열었다.
○ “미중 정상, 북핵 문제 첫 대면 논의”

두 정상의 정치적 운명이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은 상황에서 열리는 회담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당대회 직전 내놓은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국을 “향후 10년간 유일한 경쟁자”라고 규정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과 대중국 강경정책 선명성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본다. 시 주석은 당대회에서 통과시킨 당헌에 “투쟁 능력 증강”을 처음 삽입했다. 연설에서 미국과의 반도체 투쟁에서 승리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미중 간 경쟁 격화가 불가피한 앞날을 두고 만나는 두 정상의 담판은 향후 갈등을 더 심화할지, 제한된 분야에서라도 접점을 찾는 전환점이 될지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제협력센터장은 지적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끝낸 상황에서 미중 정상이 이 문제를 어떻게 논의할지 주목된다. 박 센터장은 “대만과 반도체 공급망 등에서 첨예하게 대립해온 두 정상이 처음 북핵 문제를 제대로 논의한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북핵이나 기후변화 분야에서나마 협력의 접점을 찾으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중이 북핵 문제 악화에 서로 책임이 있다고 공방 중이어서 핵실험을 막는 데서 얼마만큼 공감대를 이뤄낼지는 미지수다.
○ 대만-반도체 ‘레드라인’ 내놓고 첨예하게 논쟁
군사 충돌 위기로 치닫는 대만 문제와 대중국 반도체 수출 차단 등 첨예한 갈등 현안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각자의 레드라인(넘어서는 안 될 선)이 무엇인지 얘기할 것”이라며 “근본적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중국의 활동, 인권 침해 문제, 중국의 해로운 경제 관행에 대한 우려를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시 주석에게 얘기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시 주석은 당대회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포기를 절대 약속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이 지난달부터 시행 중인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 금지에 자체 기술 개발로 맞서겠다는 입장인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수출 금지 해제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정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 어떤 종류의 공동성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이 현안마다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을 다 펼쳐 놓고 첨예하게 논쟁하는 수준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회담에 대해 “이견을 적절히 처리하고 오해와 오판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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