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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 FTX, 고객계좌 유용 혐의 조사

입력 | 2022-11-12 03:00:00

백악관 “코인 규제 필요성 보여줘”



샘 뱅크먼프리드 FTX CEO. 동아일보 DB


파산 위기에 몰린 거래량 기준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고객 계좌 유용 혐의로 미국 금융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가 FTX 고객 계좌에서 자체 발행 코인 FTT를 자신이 설립한 알라메다리서치에 불법 대출해 FTT 가격을 고의로 올렸다는 의혹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FTX 미국 법인과는 별도인 FTX닷컴 본부가 있는 바하마 정부는 현지 FTX 자산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FTX 사태에 대해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가상화폐 규제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사태”라며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앞서 FTX는 이달 2일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가 FTX와 관계사인 헤지펀드 알라메다리서치의 재정 건전성 의혹을 제기하며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뱅크먼프리드는 94억 달러(약 12조6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미국 10월 물가상승률 완화 소식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일부 가상화폐는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가상화폐 시장 전반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 대출 업체 블록파이는 FTX 사태 관련 위험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고객 인출을 중단했다. FTX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세쿼이아는 투자금 일부를 손실 처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리콘밸리와 월가는 FTX에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를 투자하고도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