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sight] 청년농부사관학교
지난해 5월 한국 농업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농협청년농부사관학교 5기 입교생들이 이성희 회장(가운데)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공
청년농부사관학교는 농협 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는 6개월 장기 귀농교육 과정이다. 2018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8기, 46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갈수록 고령화되는 농촌에 젊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농촌에서 미래 그려 나갈 청년농부 육성
청년농부사관학교 입학 대상은 만 39세 이하 창농(創農)을 계획하는 청년들. 연간 2기수, 약 100명을 합숙 교육한다. 6개월간 농업 기초교육에 7주, 농가 현장에서 진행되는 인턴 8주, 창농 계획과 농기계 자격증 취득 등 비즈니스 플랜을 세우는 데 다시 8주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교육 과정은 2022년 정부가 인정하는 귀농 교육 과정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올해 졸업생부터는 청년후계농 지원 사업을 신청하거나 귀농정책자금을 대출받을 때 요구되는 귀농 교육 시간 250시간을 인정받게 된다. 청년농업인 육성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교육 과정의 특징은 필수 이론 교육뿐 아니라 농촌 현장에서 바로 필요한 작물 재배 실습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노지 재배는 물론이고 스마트팜 교육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해 첨단 디지털 농업인을 양성한다. 청년농부 후보생들은 희망 작목별로 선도 농가에서 2개월간 현장 인턴 실습을 통해 농촌 현장의 분위기를 익히고 작목 재배 기술을 심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농협은 홍성군농업기술센터와 영농 정착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드론, 굴착기 등 농기계 위탁 교육을 통해 농기계 자격증 취득도 지원해준다.
졸업생 안정적 사후 관리로 영농 정착 지원
뮤지컬 무대 디자인 기획자로 100여 편의 무대를 만들었던 조성훈 씨는 2020년 청년농부사관학교(4기)를 졸업했다. 이듬해 장성농협 조합원으로 등록한 그는 전남 장성의 1만4200㎡(약 4300평) 규모 축령농원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동시에 사과주스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농협은 조 씨에게 브랜드 개발과 로고 등 상품 디자인, 가공 공장 설계 및 운영을 종합적으로 컨설팅해 줬다. 농협 크라우드 펀딩에 참가해 자본금을 지원받고 농협몰과 하나로마트에 입점하는 데도 도움을 받았다.
중소농과 청년농 위한 스마트농업 지원센터
청년농들의 농촌 정착과 농업의 스마트화는 실과 바늘의 관계다. 농협은 청년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 정착을 위해 지난해부터 스마트농업 전(全) 생애 주기 통합 지원 플랫폼(NH octo·농협형 스마트팜)을 구축하고 있다. 스마트팜 창업을 희망하는 농업인을 위해 전 생애 주기별 4대 맞춤형 지원을 해준다. 즉, 농사 준비 단계에서는 교육 및 컨설팅을, 농사 시작 단계에서는 시설 구축 및 금융 지원을, 판매 유통 단계에서는 판로 지원 및 홍보를, 경영 지원에서 분석 및 신기술 도입을 지원한다.
이 중 농사 준비, 농사 시작 단계의 스마트농업 경작 및 기술 교육의 거점으로, 농축협 주도의 ‘스마트농업지원센터(옥토팜)’를 연차별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1월 충남 동천안 농협에 설립된 것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전국 시도 권역별로 확대한다고 한다.
애그테크 투자 생태계 구축
농협은 6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 목장 관리 플랫폼인 ‘NH하나로목장’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내놓았는데, 4개월 만에 전국 한우농가 3000호가 가입해 이용 중이다.
목장 앱은 축산물이력제 등 공공데이터와 농협 자체 데이터를 연결해 농가가 별도의 자료 입력 없이 본인 소유의 축우 현황과 이력을 자동으로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사료 구입 내역과 소 출하 실적 등이 자동으로 조회돼 농가 스스로 경영 진단을 할 수 있고, 사료 주문 등 부가 기능을 통해 한우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발정탐지기, 폐쇄회로(CCTV) 등 ICT 장비와도 연동이 가능해 노동력 감축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농협은 이 밖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디지털 혁신으로 범(汎)농협 차원의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범농협 애그테크 상생혁신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조성 펀드를 재원으로 농협 주도형 애그테크 투자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서영아 기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