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댈러스에서 12일(현지시간) 열린 한 에어 쇼에서 역사적인 군용기 2대가 서로 충돌해 추락해 불덩이가 되어 떨어졌다고 연방 항공청 (FAA)당국이 발표했다.
AP통신, CNN등에 따르면 이 사고로 현장에서는 거대한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사고 비행기들 안에 몇 명이 타고 있었는지 , 지상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미 연방항공청은 밝혔다.
시내 중심부에서 16km 떨어진 거리의 댈러스 이그제큐티브 공항 부근의 현장에는 긴급 구조대 등 비상대책 요원들이 황급히 몰려들었다. 현지 TV는 공항 경내인 듯한 잔디밭 위에 불탄 기체들의 잔해가 놓여있는 장면들의 동영상을 내보냈다.
이 충돌사고가 일어난 행사는 “댈러스 공군 항공기 기념 에어쇼 ” ( Commemorative Air Force Wings Over Dallas)였으며 각종 역사적 항공기들이 출연해서 비행하는 자리였다.
충돌한 두 전투기는 둘 다 급히 고도를 낮추며 하강하는 과정에서 서로 충돌한 듯이 보이며, 충돌후 엄청난 화염과 검은 연기가 하늘을 가득 메웠다.
FAA와 연방교통안전위원회 (NTSB)는 이 사고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충돌 장면을 보았다는 목격자 앤서니 몬토야(27)는 “ 나는 사람들과 함께 서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충돌하는 비행기들을 보고 충격과 함께 내 눈을 의심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숨을 헐떡이거나 비명을 질렸고 모두가 울음을 터뜨렸다.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고 AP통신 기자에게 말했다.
이 역사적 전투기들을 소유하고 있는 기념항공기 회사측은 이번에는 기체에 탑승한 유료 승객이 한 명도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 골동 전투기들은 가끔씩은 은퇴한 파일러트나 비행훈련 경험이 많은 고객들이 조종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에릭 존슨 댈러스 시장은 국립교통안전위원회 (NTSB)가 경찰과 소방의 지원을 받아 현장을 인수해 통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 현장의 사고 장면은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유명한 공군 시험비행 파일럿이었던 척 이거의 미망인 빅토리아 이거는 이번 에어쇼를 참관하러 왔다가 충돌 장면은 보지 못했지만 불타고 있는 잔해를 보게되었다고 말했다. 64세의 이거부인은 “기체들이 완전히 분쇄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B-17 전폭기는 4발 에진의 구형 폭격기로 미국 역사상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최고의 전폭기로 기록되어 있다. 전투기인 킹코브라 기는 2차대전 전에 구 소련이 가장 애용했던 전투기다.
보잉사는 이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거의 다 사라졌고 , 몇 대 정도만 오늘날 까지 남아있어서 박물관이나 에어쇼를 통해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에어쇼의 안전문제, 특히 오래된 구형 전투기의 안전문제는 오래 전부터 국민적 근심거리였다.
NTSB에 따르면 1982년 이후 미국에서 2차대전 당시 폭격기 등으로 인한 추락사고를 조사한 건수 만해도 21건이며 사망자도 23명 발생했다고 한다.
‘윙스 오버 댈러스’( Wings Over Dallas) 웹사이트에는 이번 행사에 대해 “ 미국의 프리미엄 2차대전 에어쇼”란 제목으로 대대적인 광고가 실려있다. 이번 행사는 미국의 재향군인의 날 주말인 11월 11일에서 13일에 열리며 관람객들은 40여대의 2차대전 당시 공군기들을 볼 수 있다고 선전했다.
사고 당일인 12일의 프로그램에는 B-17과 P-63 기종을 포함한 “폭격기 퍼레이드”와 “ 전투기 에스코트” 쇼를 보여주도록 되어 있었다.
해당 항공기들은 폭격이나 전투를 보여주는 저공 비행과 근접 편대비행, 공중 묘기를 보여주는 에어 쇼 등을 수행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미 연방 항공청(FAA)이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골동 전투기들의 시범 비행등의 에어쇼에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수사결과 발표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