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서비스 ‘엑스칼리버(X Caliber)’ 출시한 지 한달여만에 60곳이 넘는 동물병원에 공급해 사용 중이다. AI를 활용한 수익사업 다각화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펫테크’ 시장 진출에 첫발을 딛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SK텔레콤에 따르면 9월 말 출시한 엑스칼리버의 연내 목표인 동물병원 100곳 공급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엑스칼리버는 AI로 반려견의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해 수의사 진단을 돕는 서비스다.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클라우드에 올리면 근골격 질환(7종)과 흉부 질환(10종) 여부를 30초 내로 확인할 수 있다.
엑스칼리버 기획, 개발에 참여한 SK텔레콤 직원들이 엑스칼리버로 반려견의 엑스레이를 분석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여기에 더해 아직 사업 시작 초기 단계지만 AI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러 기업에서 AI 기술에 투자를 하고 있지만, 기존 사업에 적용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수익사업을 창출해낸 사례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기술력의 문제도 있지만 규제, 윤리 등으로 인한 어려움도 있다. 실제로 엑스칼리버 개발 단계에서도 ‘AI가 수의사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때문에 SK텔레콤은 대체가 아닌 보조에 방점을 찍고, 엑스레이 뿐만 아니라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모두 살펴야 하는 수의사를 보조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SK텔레콤이 전국 국립 수의대학들과 협력하며 양질의 데이터를 다수 확보한 것이 AI 학습에 성공적이었다. SK텔레콤은 7차례에 걸쳐 국립 수의대학 소속 수의사 30~40명과 AI에게 학습시킬 데이터를 만들고, AI의 학습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AI가 학습할 엑스레이 데이터는 정상 비중을 45%, 질환 비중을 55%로 구성해 학습시켰다. 정부가 AI 허브를 통해 공개한 반려동물 진단 영상데이터의 질환 비중 15%보다 훨씬 높게 설정한 것이다. 그 결과 3차 테스트부터는 수의사들이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수준의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내년 반려견 복부와 반려묘까지 진단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동물병원에서 진단하는 질병은 대부분 엑스칼리버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 북미, 유럽, 동남아 등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시장분석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