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반대한다면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공범으로 고발하겠다.”(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
“민주당이 의회주의를 내버리고 ‘이재명 리스크’ 방탄을 위한 길거리 정치에 나섰다.”(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
민주당이 12일 서울을 시작으로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국정조사 및 특검 추진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장외투쟁에 본격 돌입했다. 국정조사 요구서가 부의되는 24일 본회의 전까지 최대한 여론전에 나서 ‘이재명 방탄용’ 국정조사라는 여당의 역공을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비극적 참사가 벌써부터 정략적 정쟁거리로 악용되기 시작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 野 “국정조사 거부하면 광장에서 싸울 것”
민주당은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장외 대응 수위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낮엔 (국회서) 일하고 밤에 싸워야한다”며 “여당이 국정조사를 끝내 거부할 경우 우린 광장에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계장 A 씨와 서울시 안전지원과장 B 씨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서도 정부·여당 책임론을 제기하며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12일 논평에서 “산 사람 그만잡고 참사의 진상조사와 책임자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 주말 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여당을 향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가며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 올렸다. 이 대표는 12일 오봉역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 사망 사고를 언급하며 “누군가 죽어도 바뀌지 않는 나라에 ‘세계 10위 경제강국’이라는 이름은 자랑스럽지 않다”고 ㅤㅆㅓㅅ다. 박 원내대표는 13일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잇따른 설화 논란을 묶어 “‘이 XX들, 웃기고 있네’, 2022년도 대한민국 정치의 최고 듀오 히트어로 불려도 손색이 없겠다”고 직격했다.
● 與 “野, 비극적 참사 정쟁거리로 악용”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와 추모를 빌미로 한 참사의 정쟁화는 신속한 수사와 진상규명을 저해할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주장하면서 정작 의회주의를 내버렸다”며 “국민의 슬픔을 이용하고 국가적 재난의 정치화와 정쟁을 지속한다면 이는 모든 사람의 또 다른 재난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은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 눈물을 닦아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이 대표와 민주당은 자신들의 책임과 잘못을 성찰하기는커녕 기승전 ‘정부 탓’을 하는 모습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전형”이라고 썼다.
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