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4일 당 내 4선 이상 중진 회동을 시작으로 선수별 비공개 회동을 시작한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한 야권의 국정조사 촉구 압박이 본격화된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 등을 둘러싸고 여당 내 파열음이 이어지자 당의 전열을 재정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1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10시 4선 이상 중진, 같은 날 오전 11시 3선 중진 의원들을 연달아 만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정의당 등과 함께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전국에서 서명운동에 돌입하며 정부 책임론을 부각시키는 상황에 대한 대응책이 주로 논의될 예정이다. 여당 지도부는 야당발 국정조사에 불참하겠다고 천명하고 있지만, 당 내엔 국정조사에 빠지는 모양새를 부담스러워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 장관 거취 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진인 윤상현 안철수 의원은 연일 이 장관 사퇴를 공개 요구하고 있고, 일부 중진 사이에서도 “이 장관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조심스레 나오는 상황. 한 중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법률은 사실관계를 다투지만, 정치는 인식의 게임”이라며 “리걸 마인드(법률적 사고)가 아닌 폴리티컬 마인드(정치적 사고)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다만 ‘이상민 지키기’에 나선 친윤(친윤석열)계의 주 원내대표를 겨냥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피력하고 있는 점이 변수다. 친윤계 초선 이용 의원은 지난 10일 의원총회에서 주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필담 논란을 일으킨 김은혜·강승규 수석비서관을 퇴장시킨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당시 두 수석이 상황 수습을 위해 주 원내대표에게 퇴장을 먼저 요청했었다”고 전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