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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 예상 밖 선전…‘Z세대’ 표심이 승부 갈랐나

입력 | 2022-11-13 20:22:00


8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18~29세 유권자의 투표율이 지난 30년 사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한 것은 진보 성향이 강한 ‘Z세대’(1996년 이후 출생자) 등 10~20대 젊은층에서 많은 표를 받은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 시간) 미 터프츠대 ‘시민학습 및 참여 정보연구센터(CIRCLE)’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에서 18~29세 투표율은 현재까지 27%로 집계됐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1994년 이후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10~20대 유권자의 다수는 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에디슨리서치의 출구조사 결과 하원선거에서 전국적으로 29세 이하 젊은층의 63%는 민주당을, 35%는 공화당을 뽑았다고 밝혔다. 30~44세 유권자가 민주당과 공화당에 투표한 비율은 각각 51%, 47%였고, 45~64세는 44%, 54%를 기록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정치 성향이 공화당 쪽으로 기울었다.

이 때문에 10~20대의 높은 투표율이 주요 경합지에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햄프셔와 미시간,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지 9곳에서 18~29세 유권자 투표율은 31%에 달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힌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도 젊은 유권자들의 기여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펜실베이니아에서 29세 이하 유권자의 투표율은 12%였다. 이들 중 70%가 민주당 존 페터만 후보를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이 큰 표차로 패배한 뉴햄프셔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29세 이하 유권자의 74%가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간선거 다음날인 9일 “특히 이 나라의 젊은이들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낙태와 기후변화, 총기 규제 이슈를 중시하는 젊은층이 민주당에게 더 끌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케이 가와시마-긴즈버그 CIRCLE 국장은 “젊은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대열에 합류한 결과 이번 선거가 박빙 대결이 됐다. 젊은층 표심이 선거 결과를 좌우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