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환 부담에 자금시장 경색 가속 대형 증권사도 유동성 확보 ‘비상’ 회사채-국고채 금리差 연일 최고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 경색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가 보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가운데 1조 원 이상이 올해 말 만기를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보증하는 PF ABCP 20조2867억 원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가 보증한 A2등급 ABCP 1조1244억 원이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한다. A2등급 ABCP는 상환 능력이 우수한 편이지만 안정성이 A1등급보다는 낮은 ABCP를 뜻한다.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는 ABCP 만기가 돌아왔을 때 채무 보증을 선 증권사들이 유동성 부족으로 차환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채권시장의 위기감이 워낙 커진 상태라 만일 한두 곳만 차환에 실패해도 시장에 연쇄 리스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11일 중소형 증권사가 보증한 ABCP를 우선 매입하는 1조8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지원책을 내놓은 상태다.
회사채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회사채와 국고채 간 ‘신용 스프레드’(금리 차이)는 연일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11일 AA―등급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5.407%,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833%로 신용 스프레드는 157.4bp(1bp는 0.01%포인트)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8일(159.3bp)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신용 스프레드의 확대는 시장에서 기업의 신용 위험을 그만큼 더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