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엑스칼리버’, 병원 60여 곳 도입 근골격 등 판독… 수의사 진단 도와 ICT 적용 ‘펫테크’로 영역 확대
7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에서 ‘엑스칼리버’ 개발에 참여한 김성택 조남규 매니저, 조한수 장동일 팀장(왼쪽부터)이 반려견 엑스레이를 분석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펫테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고, 전 세계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AI 기술을 적용하기 좋은 시장으로 꼽힌다. 국내에선 AI로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해 수의사 진단을 돕는 서비스가 도입돼 주목받고 있다.
13일 SK텔레콤에 따르면 9월 말 출시한 AI 서비스 ‘엑스칼리버(X Caliber)’를 도입한 동물병원은 전국 60여 곳에 이른다. 엑스칼리버는 반려견의 엑스레이를 촬영해 클라우드에 올리면 근골격·흉부 질환 등을 30초 내로 확인해준다. SK텔레콤은 연내 동물병원 100곳에 엑스칼리버를 도입하고 3, 4년 뒤 전국 동물병원 30∼40%에 엑스칼리버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엑스칼리버를 시작으로 ‘펫테크’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펫테크 시장은 2027년 200억 달러(약 26조38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엑스칼리버에 대해 AI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한 수익모델을 만들어 낸 모범 사례로 평가한다. 여러 기업들이 AI에 대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지만, 기술력이나 윤리 등의 문제로 수익성이 높은 새로운 사업은 많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엑스칼리버 개발 초기 단계에도 ‘AI가 수의사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인간을 보조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모두 살펴야 하는 수의사를 돕는 엑스레이 분석 AI를 개발했다.
SK텔레콤은 내년 반려견 복부로 서비스를 확장해 동물병원에서 진단하는 질병 대부분을 엑스칼리버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반려묘도 지원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북미, 유럽, 동남아 등의 시장 진출을 위한 분석도 진행 중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