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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우주발사체 ‘SLS’ 발사 재도전… 유인 달 탐사 신기원 여나

입력 | 2022-11-14 03:00:00

‘아르테미스’ 달 탐사 프로젝트, 플로리다서 16일 네 번째 발사 시도
센서 부착한 마네킹 태워 성능 시험… 비행 과정에서 진동-방사능량 기록
3단계 나눠 운항시스템 등 점검 “여성 우주인 등 4명 달에 보낼 것”



4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39B 발사대로 옮겨진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인류 역사상 최강 우주발사체인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이 16일 오전 1시 4분(한국 시간 16일 오후 3시 4분) 발사 재도전에 나선다. 앞서 8월 말 첫 발사를 시도했지만 기술적 문제와 기상 악화로 연거푸 발사가 연기됐었다. 이번 발사에 성공하면 반세기 만에 사람을 달로 보내려는 미국의 유인 담 탈사계획 ‘아르테미스’의 첫 시작을 알리게 된다.

13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SLS는 4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39B 발사대로 옮겨져 현재 각종 장비 점검 과정을 거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16일 발사된다. 짐 프리 NASA 부국장은 “발사에 자신감이 없었다면 발사대로 옮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발사에서 불거진 문제점들을 보완한 SLS에는 마네킹 3개를 태운 우주선 ‘오리온’이 실린다. 아폴로 13호의 무사 귀환(1970년)을 이끈 우주인 ‘아르투로 캄포스’의 이름을 딴 남성 마네킹 1개에는 우주복을 입혔다. 우주비행사들이 임무 수행 과정에서 착용할 우주복의 성능을 파악하는 용도다. 각각 ‘헬가’와 ‘조하르’라는 이름의 여성 마네킹 두 개에는 방사능 감지기와 센서를 부착했다. 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속도와 진동, 방사능 노출량 등을 기록해 아르테미스 계획 2단계부터 사람을 태울 수 있는지 시험하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 이름을 딴 아르테미스 계획의 최종 목표는 2025년까지 인류를 달에 보내는 것이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우리는 달에서 살고 일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다시 달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아폴로 세대였다면 앞으로 아르테미스 세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비행체의 성능을 시험하는 1단계 무인 계획, 통신과 운항 시스템을 시험하는 2단계 유인 계획에 이어 최종 3단계에선 인류 역사상 최초의 여성 우주인을 포함한 4명의 인류를 달에 보내는 게 목표다. NASA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달 우주정거장과 달 기지 구축, 최종적으로는 화성 유인 탐사와 심우주 탐사로 이어지는 우주개발 로드맵의 첫 단계로 보고 있다.

SLS에 오리온과 함께 실리는 초소형위성(큐브샛) 10기도 임무 수행에 나선다. 달과 함께 지구를 공전하며 달 표면에서 물과 자원을 탐사하고, 작은 소행성 주위를 맴돌면서 주변 환경을 관측하고 추후 소행성 탐사를 위한 정보를 수집한다.

16일 발사가 이뤄지면 SLS에서 분리된 오리온은 내달 초 지구에서 45만616km 떨어진 지점에 도달한다. 1970년 아폴로 13호가 도달한 40만169km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오리온이 2025년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이 지점에 도달하면 인류가 역사상 지구에서 가장 멀리 비행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오리온은 달 원거리 역행궤도(DRO)에 진입해 임무 수행을 하다가 내년 초 지구로 귀환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해안에 낙하할 예정이다. 총 42일간의 일정으로 비행거리가 210만 km에 이른다.

SLS 외에도 대형 우주발사체들의 발사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는 이달 1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미 우주군 위성을 실은 ‘팰컨 헤비’를 발사했다. 팰컨 헤비는 높이 70m, 폭 12.2m의 대형 발사체로 보잉747 18기가 한 번에 내는 힘과 유사한 추력을 가졌다.

노스럽그러먼이 개발한 대형 우주발사체 안타레스 역시 7일 버지니아주 왈럽스섬 미드애틀랜틱지역우주공항에서 발사에 성공했다. 높이 42.5m, 폭 3.9m의 안타레스는 약 8000kg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다.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2014년 개발이 착수돼 230억 달러(약 31조 원)가 투입된 2단형 우주발사체다. 높이가 30층 건물 정도인 111.25m에 이른다. 지구 저궤도에 143t의 탑재체를 올릴 수 있어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로켓 가운데 추력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SLS가 우주로 향하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8월 29일, 9월 3일, 9월 27일 각각 발사를 시도했지만 엔진의 온도 센서 결함, 수소연료 누출, 허리케인 이언의 북상 등으로 발사가 취소됐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