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署-서울시 실무진 잇단 사망에 내부망 “윗선 수사 없이 정권 눈치” 소방노조 “오늘 이상민 장관 고발” 특수본 “빠른 시일 수사범위 확대”
6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지정 국가애도기간이 5일로 끝나면서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는 철거했으나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녹사평역 광장 합동분향소는 오는 12일까지 연장 운영한다. 2022.11.06. 서울=뉴시스
○ “참사 이후 업무 폭증, 중압감 컸을 것”
서울시 직원만 글을 쓸 수 있는 온라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도 “이태원 (참사와) 엮어서 왜 매뉴얼이 없었냐, 사전에 대비 안 했냐 등 취조하듯 했을 것”이라는 등 성토가 이어졌다. 사망 당일 경찰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 없는 부서’라고 밝힌 것을 두고선 “관련 없는 부서에서 왜 요구 자료를 제출하고 민원 답변을 하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31일 ‘이태원 사고 관련 재난심리회복 지원 계획’을 비롯해 다른 행사의 안전점검 관련 공문을 여러 건 결재했다. 참사 관련 서울시의회와 국회 요구 자료 제출, 관련 민원 처리도 A 씨 부서가 담당했다.
○ 숨진 정보계장 동료 “전날까지 억울함 토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개별 포장한 이태원 참사 유실물이 13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실내체육관에 보관되어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로 유실물센터 운영을 종료하고, 남은 유실물을 용산경찰서로 옮겨 보관하기로 했다. 홍진환 기자
B 씨 사망 이후 경찰 내부 반발은 한층 거세지고 있다. 한 경찰은 경찰 내부망에 “특수본이 윗선에 대한 수사는 전혀 안 하고 정권 눈치만 보며 현장 경찰만 윽박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경찰은 “수뇌부는 왜 제대로 말을 못 하느냐”며 “대통령 경호경비가 우선순위라 경찰력을 대통령 경호와 집회 시위에 더 집중했다. 경찰 책임도 있지만 1차 책임자는 서울시장과 용산구청장이라고…”라고 썼다. 이 글에는 공감을 표시하는 동료 댓글이 1400개 넘게 달렸다.
특수본이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지휘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입건한 것을 두고선 소방 내부에서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소방청지부는 “14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특수본 수사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자 특수본은 13일 기자들에게 “‘지지부진하다’, ‘하위직만 수사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겸허히 청취하고 있다”며 “기초수사를 통해 확정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 수사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니 믿고 결과를 지켜봐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수본은 이날 용산구 및 서울교통공사 직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참사 당일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서 열차를 무정차 통과 조치하지 않은 이유 등을 조사했다. 참사 발생 직전 경찰의 무정차 통과 요청을 이태원역장이 묵살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사실 관계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12일에는 용산경찰서, 용산구, 용산소방서 직원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