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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이강인 합류한 벤투호 “가자 16강”… 결전의 땅으로

입력 | 2022-11-14 03:00:00

[2022 카타르 월드컵 D―7]
최종 엔트리 26명 확정하고 출국




원정 월드컵 역대 두 번째 16강 진출에 도전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결전지 카타르로 떠났다. 카타르 월드컵 개막(21일)을 일주일,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24일)를 10일 앞두고서다.

파울루 벤투 감독(53)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 0시 2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카타르로 향했다. 이 비행기에는 전날 발표된 대표팀 최종 엔트리 26명 중 국내 K리그를 포함한 아시아 리그에서 뛰고 있는 18명이 몸을 실었다. 수비수 김영권(32·울산)은 출국 직전 “4년간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이번엔 실망하지 않는 월드컵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왔다”고 했다. 손흥민(30·토트넘)을 비롯한 유럽 리그 소속 8명은 현지에서 각자 카타르로 간다.

벤투 감독이 13일 발표한 최종 엔트리 26명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뽑힐 만한 선수들이 뽑혔다’는 게 축구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명단을 봐도 그동안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던 선수들이 대체로 다 이름을 올렸다. 26명 중 가장 주목을 끈 선수는 단연 ‘골든 보이’ 이강인(21·마요르카)이다. 이강인은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 막내다. 최고참 김태환(33·울산)과는 열두 살 차이가 난다. 이강인은 2000년 이후 출생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는 첫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최종 엔트리 발표 직전까지 발탁 여부를 두고 많은 관심이 쏠렸던 선수다. 이강인은 벤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2018년 8월 이후 4년 동안 A매치(국가대항전) 출전이 6번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지난해 3월 일본과의 친선경기를 끝으로는 A매치 출전이 없었다. 벤투 감독은 9월 국내에서 열린 A매치 2연전을 위해 이강인을 대표팀에 불러놓고도 경기에는 내보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강인의 카타르행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강인은 최종 엔트리 26자리 중 하나를 차지하면서 성인 월드컵 무대에서의 활약도 꿈꾸고 있다. 이강인은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상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받았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뽑은 것에 대해 “(눈 주위 골절 부상을 당한) 손흥민의 상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그동안 여러 부분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 선발했다. 기술이 좋은 선수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부상 때문에 기회를 얻은 게 아니라 실력으로 뽑혔다는 얘기다. 이강인은 8월 개막한 이번 시즌 스페인 라리가 14경기에서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이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자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곧바로 그를 카타르 월드컵에서 주목해야 할 5명의 아시아 ‘핫 유망주(hot prospects)’에 포함시키며 “이강인은 한 세대에나 있을 신동으로 평가받는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한국 시간으로 14일 오전 카타르에 도착한다.

벤투 감독은 최종 엔트리 26명에 포함시키지 않은 오현규(21·수원)도 14일 카타르행 비행기에 태웠다. 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손흥민의 회복이 더뎌 조별리그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에 나서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부상 선수는 조별리그 첫 경기 시작 24시간 전까지 교체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오현규는 카타르에서 함께 훈련한다”며 “빠르고 볼 경합에 강한 선수다. 피지컬도 좋다”고 했다. 공격수 자원인 오현규는 카타르 월드컵 개막 전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11일 아이슬란드와의 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올해 K리그1에서는 36경기에 출전해 13득점(7위) 3도움을 기록했다.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는 국가대표 26명의 평균 연령은 28세 2개월로 1954년 스위스 대회의 30세 8개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나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