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정상회담] ‘北 도발땐 동북아 미군 강화’ 의미
미국 백악관이 언급한 미군 주둔 및 미국의 안보력 강화(military and security presence)는 한미, 한미일 훈련 확대를 넘어 미군 전력의 실질적인 강화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7차 핵실험 시 미 전략자산의 전개를 넘어 미군 순환배치 확대 등을 통해 주한·주일미군의 운용 전력을 현 수준보다 증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나토 동부전선에 미군을 추가 배치했을 때도 ‘군사 주둔 강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다만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미군 병력의 증강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2일 “미군 (병력) 증강이 아닐 것이고 미 전략자산 전개와 관련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얘기한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역내 군사력 증강 조치로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52 전략폭격기나 핵추진잠수함 등 전략자산의 전개 빈도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식이 우선 거론된다. 앞서 한미는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상시 배치’ 수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전략자산의 전개 빈도와 강도를 확대키로 했다. 정부 소식통은 “5월 한미 정상이 큰 틀에서 전략자산의 순환배치 확대에 합의한 뒤로 외교·국방당국 간 협의를 거쳐 후속조치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면서 “사실상 한반도 인근에 전략자산이 상시 배치된 것 같은 순환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이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만큼 주한미군(2만8500명), 주일미군(5만5000명) 증원 등 역내 상시 주둔 병력을 늘리는 조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