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FTX 파산신청] FTX 창업한 30세 뱅크먼프리드 “테크 버블 패배자들의 왕” 지적
“이렇게 끝나게 돼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나 독선적이고 과격한 언행, 외연 확장에만 치우친 경영 방식,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 자오창펑과의 불화 등이 그의 몰락으로 이어졌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13일 “‘암호화폐의 제왕’에서 ‘테크 버블(거품) 패배자’들의 왕이 됐다”며 한때 160억 달러(약 21조2000억 원)에 달했던 재산이 며칠 만에 ‘제로(0)’로 줄어 역사상 가장 빠른 수준으로 부(富)가 파괴됐다고 분석했다.
FTX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와 헐렁한 반바지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는 올해 4월 바하마에서 주최한 가상화폐 관련 콘퍼런스에서도 티셔츠 차림으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마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젊고 쿨한 경영자’ 이미지를 통해 세계적 국부펀드인 싱가포르 테마섹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 성격은 매우 무뚝뚝했으며 업계 동료 및 직원에게 종종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 규제를 두고 자오 바이낸스 창업자와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그는 자오가 중국계라는 점을 들어 “그가 워싱턴에 갈 수 있느냐”라며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는 7일 FTX 발행 토큰 FTT 공개 처분 선언 직후 트위터를 통해 “바이낸스는 다른 기업들 몰래 적대적 로비를 하는 이들을 도울 수 없다”고 공격했다. WSJ 등은 바이낸스의 FTX 인수 시도 철회가 FTX의 유동성 위기를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