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5%를 넘어섰지만 투자자들이 맡긴 돈에 증권사들이 주는 이용료율은 여전히 0%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증권과 토스증권의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은 각각 1.03%와 1.0%로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0.7%로 뒤를 이었고, NH투자증권 0.5%, SK증권·교보증권·삼성증권·유화증권 0.4%, 케이프투자증권 0.35%. 메리츠증권·다올투자증권·카카오페이증권 0.3%, 키움증권 0.25%, 현대차증권·한양증권·하이투자증권 0.2% 등으로 뒤를 이었다.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는 시중은행의 예금 이자와 비슷한 개념이다. 증권사는 고객이 증권계좌에 맡긴 금액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수익을 얻는다. 증권사가 얻은 수익에서 인건비 등 비용을 제외한 뒤 고객에게 지급하는 것이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다.
증권사들의 0~1%대 예탁금 이용료율은 국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최대 5%대의 이율을 제공하는 것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금융권의 수신금리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5%를 넘어섰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은행권에서 금리가 가장 높은 정기예금(12개월) 상품은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으로 최고 연 5.40%를 제공한다.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5.01% 금리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도 이날 기준 연 5.1%의 금리가 적용된다.
특히 고금리 국면에서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금리 인상에는 적극 나서는 반면, 예탁금 이용료 인상에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고객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신용공여 금리는 10%대까지 치솟았다. 현대차증권은 일반 고객 대상 90일 초과 신용융자 금리를 10.5% 수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유안타증권도 150일을 초과해 신용융자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10.3%의 금리를 부여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90일 초과 신용융자 이자율이 9.8% 수준이다.
시중은행이 높은 이율을 내건 예금 상품을 출시하는 데 반해 예탁금 이용료율은 저리를 유지하면서 은행 정기예금으로 뭉칫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8일 기준 46조9386억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올 초 대비로는 25조원 가량 줄었다. 반면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달에만 47조원 이상이 5대 은행의 정기예금으로 향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800조원을 돌파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276억원으로 한 달 사이 47조7231억원이 늘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