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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5% 이자 주는데…증권사 예탁금 이자율 0%대

입력 | 2022-11-14 11:22:00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5%를 넘어섰지만 투자자들이 맡긴 돈에 증권사들이 주는 이용료율은 여전히 0%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증권과 토스증권의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은 각각 1.03%와 1.0%로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0.7%로 뒤를 이었고, NH투자증권 0.5%, SK증권·교보증권·삼성증권·유화증권 0.4%, 케이프투자증권 0.35%. 메리츠증권·다올투자증권·카카오페이증권 0.3%, 키움증권 0.25%, 현대차증권·한양증권·하이투자증권 0.2% 등으로 뒤를 이었다.

대신증권·흥국증권·신영증권·한화투자증권 등이 0.10%대 이율로 가장 낮았다.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는 시중은행의 예금 이자와 비슷한 개념이다. 증권사는 고객이 증권계좌에 맡긴 금액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수익을 얻는다. 증권사가 얻은 수익에서 인건비 등 비용을 제외한 뒤 고객에게 지급하는 것이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다.

증권사들의 0~1%대 예탁금 이용료율은 국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최대 5%대의 이율을 제공하는 것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금융권의 수신금리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5%를 넘어섰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은행권에서 금리가 가장 높은 정기예금(12개월) 상품은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으로 최고 연 5.40%를 제공한다.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5.01% 금리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도 이날 기준 연 5.1%의 금리가 적용된다.

특히 고금리 국면에서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금리 인상에는 적극 나서는 반면, 예탁금 이용료 인상에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고객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신용공여 금리는 10%대까지 치솟았다. 현대차증권은 일반 고객 대상 90일 초과 신용융자 금리를 10.5% 수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유안타증권도 150일을 초과해 신용융자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10.3%의 금리를 부여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90일 초과 신용융자 이자율이 9.8% 수준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예탁금 이자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가는데 시장 금리 안에 리스크 비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시중 은행에서도 목적이 있는 적금·예금금리는 높지만 수시입출금 계좌나 증권사 CMA(종합자산관리계좌) 금리는 높지 않다. 증권금융에 예치한 예탁금은 수시로 입출할 수 있어 증권금융에서 증권사에 주는 이자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이 높은 이율을 내건 예금 상품을 출시하는 데 반해 예탁금 이용료율은 저리를 유지하면서 은행 정기예금으로 뭉칫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8일 기준 46조9386억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올 초 대비로는 25조원 가량 줄었다. 반면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달에만 47조원 이상이 5대 은행의 정기예금으로 향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800조원을 돌파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276억원으로 한 달 사이 47조7231억원이 늘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