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 엘리자벳.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엘리자벳은 1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2~2023 V리그 여자부 안방 경기에서 팀 전체 공격 시도 158번 중 102번(64.6%)을 책임졌습니다.
그러면서 남녀부를 통틀어 이번 시즌 최고 공격 점유율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KGC인삼공사가 이렇게 외국인 선수 ‘몰방(沒放)’ 전략을 선택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V리그 여자부 역대 최고 공격 점유율 톱5 기록이 전부 KGC인삼공사 외국인 선수 차지니까요.
톱10 가운데도 니콜이 두 차례 이름을 올린 걸 제외하면 나머지 8번은 전부 KGC 인삼공사 외국인 선수입니다.
그러니 엘리자벳이 이번 시즌 공격 점유율을 기록을 갈아 치운다고 한다고 해도 놀라지 마세요.
삼성화재 이크바이리.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이번 시즌 남자부 최고 기록인 건 맞지만 역대 기록으로 따지면 66위밖에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크바이리는 이날 최종 5세트 공격 점유율이 78.6%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시즌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러셀은 지난해 11월 2일과 16일 5세트 때 각각 공격 점유율 100%를 기록했습니다.
5세트 공격 점유율 톱10 가운데 6자리가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가 차지였습니다.
2020년 KB손해보험 사령탑에만 이상열 전 감독이 앉아 있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KGC인삼공사 지휘봉 역시 삼성화재 출신인 고희진 감독이 잡고 있습니다.
대전 한밭운동장 전경. 오른쪽 아래가 충무체육관, 그 위가 한밭야구장. 대전 중구청 홈페이지
삼성화재와 KGC인삼공사가 안방으로 나눠 쓰는 대전 충무체육관 바로 뒤에는 한밭야구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프로야구 한화 역시 한때 투수 혹사의 대명사로 손꼽히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는 과학적인 사고를 추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런 일이 순전히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누군가 이 운동장 앞에서 ‘혹사 방지 고사’를 지낸다면 기꺼이 돼지 입에 배춧잎 한장 정도는 물려줄 생각이 있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