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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체감 경제고통지수 가장 높아…취업난·빚·고물가 허덕

입력 | 2022-11-14 12:18:00


올해 상반기(1~6월) 청년 취업난과 물가 급등으로 전체 연령대 중 청년들의 체감경제고통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체감실업률과 체감물가상승률을 합해 산출하는 것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경제적으로 궁핍하다는 의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올해 상반기 기준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 15~29세 청년들의 체감경제고통지수가 25.1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고 14일 밝혔다. 특히 올해는 급격한 물가상승이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이끌었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올 상반기 기준 20대 체감물가상승률은 5.2%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0.5%)의 10배 수준에 이르며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체감물가상승률은 청년층이 5.2%, 30대 4.9%, 40대와 50대 4.6%, 60대 4.8%를 기록했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물가상승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데에는 청년들의 소비지출 비중이 높은 ‘음식·숙박’(21.6%), ‘교통’(12.0%), ‘식료품’(8.5%) 등의 가격 상승이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경련은 “올해 청년들이 소비를 많이 하는 부문에 물가 상승이 집중되면서 취업 준비 중이거나 소득이 적은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이 생활비 상승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얼어붙은 취업시장도 청년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더했다. 올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실업률은 19.9%로 2019년(22.9%)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다. 그 뒤를 60대(11.3%), 30대(9.5%), 50대(8.7%), 40대(7.9%) 순으로 기록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의 증가 속도가 대학졸업자의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청년 취업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3년간(2017~2020년) 배출된 대졸자는 223만4000명인데 반해, 신규 고학력 일자리는 126만4000개로 대졸자 규모의 약 57% 수준에 그쳤다.

산업구조의 고도화 흐름 속에서 기업들의 이공계 인재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인문계열 졸업자들의 취업문은 더 좁아지고 있다. 실제로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7~12월) 채용하기로 계획한 인원 10명 중 7명(67.9%)은 ‘이공계열’ 졸업자가 차지했다. 반면 전국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 중 ‘이공계열’ 비중은 2020년 기준 10명 중 4명꼴(37.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노동시장의 인력수급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전공과 무관하게 취업하는 청년 비중이 절반 이상에 달할 정도로 청년들의 취업 기회가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전 연령대 중 부채 부담에도 가장 많이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년간(2017~2021년) 청년층(29세 이하 가구주) 부채 증가율은 48.3%로 전체 부채 증가율(24.0%)의 2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은 34.9%로 전체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23.5%)의 1.5배 수준이었다. 청년층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기준 29.2%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속되는 청년 취업난에 급격한 물가상승까지 더해져 청년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규제 혁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고용유연성 확보 등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