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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4세대 에픽 프로세서 공개··· '115조 서버 시장 놓고 경쟁'

입력 | 2022-11-14 12:42:00


지난 11월 10일, AMD가 ‘투게더 위 어드밴스_데이터 센터’ 행사를 열고 젠4 아키텍처 기반의 4세대 서버용 프로세서, ‘에픽 9004’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번 제품은 코드명 ‘제노아’로 불리는 다목적 프로세서로, 향후 출시될 네 종류의 4세대 에픽 프로세서 중 범용 목적(General Purpose) 제품군으로 분류된다. AMD는 2022년 1분기 기준 11.6%까지 끌어올린 서버 시장 점유율을 앞세워 더 큰 시장 점유율을 노린다는 목적이다.

AMD 최고경영자 리사 수 박사가 4세대 에픽 프로세서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AMD


AMD 최고경영자 리사 수 박사(Dr. Lisa Su)는 “우리는 2017년 첫 에픽 프로세서 이후 지금까지 5년 간 3세대에 걸쳐 꾸준히 세계 최고 성능의 서버 CPU를 공급해왔다. 오늘날 거의 600여 곳의 전 세계 기관에서 AMD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가장 강력한 슈퍼 컴퓨터 10대 중 5대가 AMD의 기반이다. 올해에만 엔터프라이즈 구축이 50% 이상 늘었고, 전 세계에서 두 배 이상의 성공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최신 데이터 센터들은 최고 성능의 컴퓨팅 엔진을 필요로 한다. AMD는 선도적인 PC 프로세서뿐만 아니라 GPU 가속기와 자일링스 FPGA 등 광범위한 데이터 센터 수요를 대응하기 위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세계 최고라는 목표를 공고히 하기 위해 극도로 집중하고 있다”라며 공식적으로 4세대 에픽 프로세서 발표를 시작했다.

최대 96코어 192스레드, 고성능으로 저변 확대 노려

4세대 에픽 프로세서는 5nm 공정 기반의 젠4 아키텍처로 제조된다. 출처=AMD


4세대 에픽 프로세서는 LGA-6096 소켓 기반의 서버용 프로세서로, 최첨단 5nm 공정과 6nm 프로세서가 하나의 패키지에 칩렛(Chiplet) 형태로 실장돼있다. 아키텍처는 5nm 공정 기반의 젠4(Zen 4) 아키텍처가 적용되며, 전작인 젠3 대비 향상된 분기 예측 성능과 최적화된 AVX-512 지원 등을 통해 전작 대비 14% 높은 사이클 당 명령어 처리 횟수(instructions per cycle, IPC)를 발휘한다. AMD는 14%의 성능 향상이 L2 캐시 향상과 실행 엔진(Execution Engine), 분기 예측, 읽기 및 저장, 프런런트 엔드 등이 조합된 결과라고 보고한다.

에픽 9004 시리즈 SoC(시스템 온 칩) 역시 14% 향상된 성능과 AVX-512 최적화가 적용되며, 최대 96코어 192스레드로 구성된다. 메모리는 DDR5-4800MHz를 최대 12채널 6TB까지 구성할 수 있으며, 최대 64레인(Lane) CXL 1.1 메모리도 공식 지원한다. 내부 장치간 통신 규격은 PCI익스프레스 5.0 버전을 활용하며, 최대 128레인까지 활용할 수 있다. 최상위 모델은 96코어 192스레드 9654/P 모델의 경우 기본 2.4GHz, 최대 3.7GHz로 동작하며 TDP(열 설계 전력)은 360W다.

고성능 컴퓨팅 파워는 인텔의 3세대 제온 플래티넘 8362와 비교해 약 2.4~2.8배 정도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출처=AMD


SPECrate 2017 정수 통신 속도(integer throughput) 테스트 결과, 동일한 16코어 인텔 제온 6346과 에픽 9174F와 비교한 결과에서는 47%, 32코어 제온 플래티넘 8362와 에픽 9374F를 비교한 결과에서는 55%, 40코어 제온 플레티넘 8380과 48코어 에픽 9474F와 비교한 결과에서는 51%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VM마크 3.1.1를 활용한 시각 데이터 처리속도에서는 인텔 제온 플래티넘 8380과 에픽 9654의 처리 속도가 최대 2.8배 빠르고, 아놀드 렌더러(Arnold)를 활용한 3D 렌더링 성능도 2.4배까지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 고성능 컴퓨팅 성능이 필요한 기상예측은 동일 비교에서 2.5배, 유체역학 연산은 2.5배, 구조 분석 및 열 전달 등의 유한요소 해석 속도는 2.6배 빠르다.

성능 향상과 전력 효율 최적화를 바탕으로, 5개의 서버만으로 인텔 15개 서버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다. 출처=AMD


최근 서버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지속가능성 관련 성능도 고려한 편이다. 서버용 벤치마크 솔루션인 SPEcrate 2017의 Int_Base 점수가 8천500점인 시스템을 구성할 때, 인텔 제온 플래티넘 8380은 총 15개의 서버가 연간 103kWh의 전력을 소비해야 한다. 반면 AMD 에픽 9654로 구성하면 총 5개의 서버에 연간 47kWh의 전력만 소비하면 충분하다. 서버 규모로는 67%더 작고, 소비 전력은 54%까지 줄일 수 있다.

연간 총 소유비용(TCO)도 51%까지 절감할 수 있다. 가상 컴퓨팅 환경을 1천995개 구현한 조건에서도 4세대 에픽 프로세서가 서버 규모는 67%, 소비전력은 52% 더 적게 소모한다. AMD는 백만 개의 인텔 제온 플레티넘 8380 서버를 32만 개의 AMD 에픽 9654 서버로 교체할 경우 43억 kWh의 전력 절감과 2천2백만 톤의 탄소 저감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AMD는 내년 2분기까지 총 네 종의 4세대 에픽 프로세서 라인업을 완성한다. 출처=AMD



AMD 에픽 프로세서는 11월 10일(현지 시각)부터 이용할 수 있으며, 또다른 4세대 에픽 프로세서인 클라우드용 베르가모(Bergamo)와 기술 지원용 ‘제노아-X’는 2023년 1분기, 통신 및 에지 컴퓨팅용 시에나(Siena)는 2023년 2분기 중 정식 출시된다.

서버시장 강자 인텔, 새 서버 CPU로 맞불

AMD 제노아 프로세서 다이 구성. 출처=AMD


AMD는 젠3 아키텍처 기반의 에픽 ‘밀란’으로 서버 시장에서 11%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에픽 ‘제노아’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인 인텔도 손을 놓고있는 건 아니다. 지난 9일, 인텔은 코드명 사파이어래피즈 CPU와 폰테베키오 GPU에 대해 각각 ‘인텔 제온 맥스’와 ‘인텔 데이터센터 GPU 맥스 시리즈’라는 정식 명칭을 발표하고, 프로세서의 핵심 사양에 대해 공개했다. 인텔의 서버용 프로세서는 내년 1월 10일에 정식 출시가 확정된 상태인데, AMD의 새 서버용 프로세서가 공개되기 직전에 주요 정보를 별도로 공개한 점은 견제 목적이 다분하다.

AMD 입장에서는 이제 모든 패를 보여줬다. AMD 에픽인 제노아 프로세서는 그간 확보해온 시장 점유율을 조금 더 공고히할 수준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고, 시장의 평가만 남겨둔 상황이다. 반면 인텔은 아직 제온 맥스의 주요 성능을 남은 카드로 쥐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 서버 시장이 무조건 높은 성능보다는 탄소 배출 등 지속 가능성까지도 평가 기준으로 보기 시작했다. 인텔 제온 맥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 지금, AMD가 성공적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