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ATP 파이널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테일러 프리츠와에게 점수를 내준 뒤 아쉬워하고 있는 라파엘 나달. 토리노=AP 뉴시스
나달은 14일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 알피투어 센터코트에서 열린 ATP 파이널 조별리그 경기에서 테일러 프리츠(25·미국·9위)에게 0-2(6-7, 1-6)로 완패했다.
프리츠는 세계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19·스페인)가 부상(복근파열)으로 이번 대회 출전권을 반납하면서 대체 선수 자격으로 출전했다.
나달은 복근 부상을 안고 출전했던 9월 US 오픈 16강에서 프란시스 티아포(24·미국·19위)에 패한 뒤 이번 대회 이전까지 실전을 한 경기밖에 치르지 못한 상태였다.
또 복귀전으로 이달 초 출전했던 파리 마스터스에서도 32강 첫 경기에서 토미 폴(25·미국·29위)에 바로 패했다. 다만 나달은 이날 경기에서 서브 최고속도 120마일(약 193km)을 기록하며 복근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나달은 “연습에서 잘 하고 있다고 해도 이런 수준의 실전을 더 많이 치러야 한다. 그건 당연한 것이다. 부상 복귀 후 톱 랭킹 선수들과 경기할 때는 늘 이렇게 수세에 몰린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나달은 “상대보다 원하는 공격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모든 게 너무 빨랐다. 원하는 샷을 만들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며 “프리츠의 힘을 당해내지 못했다. 특히 이런 표면(실내 하드코트)에서는 기술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8명의 선수가 4명씩 나눠 치르는 조별리그는 한 조의 모든 선수가 한번씩 맞대결하는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치른다. 이 중 상위 2명의 선수가 4강에 진출한다.
그린 그룹인 나달은 15일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22·캐나다·6위), 17일 캐스퍼 루드(24·노르웨이·4위)와의 경기가 예정돼있다. 나달은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4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이번 대회는 나달과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의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 성사될 지 여부로도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는 올해 프랑스오픈 8강이 유일한 맞대결이었다.
조코비치는 레드그룹에서 스테파노 치치파스(24·그리스·3위), 다닐 메드베데프(26·러시아·5위), 안드레이 루블레프(25·러시아·7위)를 상대한다. 나달과 조코비치의 맞대결은 두 선수가 서로 다른 순위로 4강에서 만나거나 결승에서 만나야 가능하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